2026년 하반기 들어 이재명 정부의 공안탄압이 거세졌다. 6월 민중민주당 간부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신호탄으로, 9월엔 통일사회과학연구모임 8인이 모여서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찬양·고무 혐의를 씌워 압수수색을 강행하더니, 10월에는 이적단체를 구성했다며 통일단체를 탄압했다. 기존에 진행하던 국가보안법 사건들에 기소를 이어가는 것은 덤이다.
이재명은 제 발 저렸는지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얼마 전엔 “제가 대통령이긴 하지만, 최근에 경찰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공부했다고 압수수색을 하고 있더라. 요즘 세상에”라고 발언했다. 마치 대통령에게 국가기구의 최종 지휘권이 없는 것처럼 말한다!
이 정부는 경찰이 날뛰도록 방치(혹은 지시)하면서 여러 이익을 얻으려 한다.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파병을 검토하는 가운데 ‘안보 위협’을 부풀려 긴장감을 높이고, 체제와 파병에 대항하는 모든 저항을 ‘이적 행위’로 낙인찍어 고립시키려는 것이다. 또, 이 나라 자본가들과 미국에 자신이 체제의 적합한 관리인임을 입증해 보이려 한다. 따라서 저들의 공격 대상은 단지 통일단체 활동가들이 아니다. 저들은 노동자 민중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
노동자 계급은 강 건너 불구경해서는 안 된다. 이 불길이 노동운동을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정원이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을 꾸며내 노동자들의 위신을 훼손하려 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2022년에 “이대로 살 수 없다”며 파업했던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바로 다음 해에 그곳 하청노동자에게 국가보안법 칼날을 들이댔다. 이렇듯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을 굴복시키려고 공안탄압의 무기를 휘둘러왔다. 이재명 정부도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유주의 세력 일부는 ‘안보’ 자체는 필요하다며 국보법을 존치하고 일부만 수정하자고 한다. 그러나 안보란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가진 자들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일터에서 매년 수천 명이 산재로 죽어가고 물가 폭등과 가난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때 아무도 안보 위기라고 부르지 않는다. 안보란 오로지 저항자들을 때려잡아 노동 착취 질서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의 국보법이든 ‘안보’ 조항만 남긴 국보법이든, 지배자들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노동자들을 억압할 것이다. 법률적 타협으로 노동자 계급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노동자들은 ‘공안탄압 악법도, 자본가 독재도 다 뒤엎어버리겠다’는 의식과 용기를 갖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은 그럴 힘을 가진 유일한 세력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3호, 2026년 10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