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 8.13 부동산 대책 – 집값 잡을 의지 없는 정부
이재명 정부가 8·3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8·13 공급‧금융 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하고, 공공분양, 공공지원 민간임대, 비아파트 지원 대책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정책들은 노동자와 서민들의 주거 안정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유도해 집값과 전‧월세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1주택 실거주자의 경우 정부는 종부세 과세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기준 12억 원 초과에서 14억 원으로 높였다. 그러나 전체 주택 가운데 공시가격 14억 원(시가 약 20억) 초과 주택은 1.6%밖에 안 된다. 극소수 초고가 주택에만 종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에는 주택 보유 비용을 낮춰준 것이다. 8.13 공급 대책 중 하나인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공공주택도 집값을 낮추는 대신 비싼 분양가를 유지한 채 20~30년에 걸쳐 지분을 나눠 사게 하는 방식이다. 결국 집값은 계속 오를 테니 빚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얘기다.
민간임대사업자 지원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급 확대로 집값이 안정될 거라고 주장하지만, 시장 중심 공급 확대의 과실은 주로 건설사와 금융자본에 돌아간다. 재건축‧재개발은 투기 자본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금융 지원은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자금을 흘려보내 집값 상승을 낳는다. 공급이 늘어도 노동자와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이 공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 정부까지 방법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시장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장은 사람들의 주거권이 아니라 이윤 중심으로 움직인다. 주택이 자산 증식 수단으로 남아 있는 한, 규제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것으로는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주택은 삶의 필수 조건인데도 자본주의에선 자산 증식 수단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필요한 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을 사회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토지와 주택을 소수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야 한다.
물론 자본가와 부자들은 반대할 것이다. 주택의 공공성 확대는 곧 자신들의 부동산 이익 축소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는 부동산 이익이 노동자와 서민들을 주거 불안에 빠뜨려서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본가와 부자들의 이해관계와 얽혀있기에 어떤 정부도 스스로 시장 논리에 도전하지 않는다. 노동자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우선하도록 강제할 힘은 결국 주거 문제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집단적 저항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1호, 2026년 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