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바로잡은 6·3 지방선거 방송 3사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결과(출처_여성신문)
6·3 지방선거 이후 언론과 정치권, 일부 좌파까지도 “2030 보수화”를 말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대가 오세훈을 높게 지지했다는 출구조사 결과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2030 보수화’로 해석할 수는 없다. 지방선거에서 10명 중 4명이 투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구조사 결과만으로 청년 세대 전체의 정치 성향을 일반화하기 어렵다. 나아가 투표한 청년들 가운데 상당수가 왜 오세훈에게 투표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박근혜 탄핵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청년층의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부동산‧일자리 문제 등에서 실망을 안겼다. 이재명 정부도 노동자와 청년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만한 변화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에는 보수층의 결집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누적된 불신도 반영돼 있다.
한국의 양당체제에선 집권당에 대한 불만이 거대 야당 지지로 표현되는 일이 반복돼왔다. 민주당에 대한 불신도 오래전부터 누적돼 왔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은 후보 시절부터 비호감이었던 윤석열에게 패배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던 비상계엄 직전까지도 민주당은 대중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따라서 민주당에 대한 불만으로 국힘당을 찍은 것과 이념적 보수화는 구별해야 한다. 극우를 상징하는 ‘윤어게인’ 운동이나 부정선거 음모론에 청년층이 대거 동참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일부 청년층의 국힘당 지지를 ‘보수화’로 규정하는 것은 민주당에 면죄부를 줄 위험이 있다. 당장의 극우 부상에 맞서야 한다는 이유로 민주당 중심의 반(反)극우연대에 빨려 들어갈 위험도 있다. 나아가 ‘2030 보수화’와 ‘청년 남성 극우화’ 담론은 청년 노동자들을 단결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의 대상으로 보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노동자들 사이에 세대‧성별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
극우 저지, 국힘 반대를 구실로 민주당이나 개량주의 정치인들에게 기대선 안 된다. 이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만 문제를 관리하려 하기에 노동자와 청년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이들에 대한 기대는 반복해서 실망으로 돌아오고, 양당체제 지속과 극우 성장의 토양이 된다.
필요한 것은 이 악순환을 끊을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다.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사회를 멈출 힘을 갖고 있으며, 자본가들과 정부에 맞서 싸울 수 있다. 노동자들이 일자리‧주거‧불평등 문제를 둘러싸고 투쟁에 나서 자신의 힘을 보여줄 때, 청년들도 극우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정치에서 대안을 찾을 것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9호, 2026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