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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홈플러스, 노동자에게 청구서를 떠넘기지 마라


  • 2026-07-11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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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노동자에게 청구서를 떠넘기지 마라

 

홈플러스가 회생이냐 청산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 점주들은 15개월째 회생절차의 고통을 견뎌 왔는데, 회사는 휴업 중이던 37개 지점을 끝내 폐점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약 3,5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있다. 영업 정상화에 2천억 원이 필요하지만, 한때 주인이던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은 "네가 먼저 내라"며 서로 책임을 떠민다. 그사이 법원은 6월 30일까지 자금 조달 방안을 내놓으라 못박았고, 7월 초면 결판이 난다.


이 위기는 불황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2천억 원에 사들이며 그 빚을 회사에 떠넘겼고, 번 돈과 점포 판 돈은 인수 빚 갚는 데 먼저 썼다. 점포를 팔아넘긴 뒤 다시 비싼 월세를 주고 빌려 쓰는 '세일앤리스백'으로 4조 원 넘게 뽑아내는 사이, 영업 기반은 줄고 임차료·이자만 불어났다. 멀쩡한 회사를 10년에 걸쳐 알맹이까지 빼먹은 것이다.


이제 와 MBK는 주식을 소각했으니 권한도 책임도 없다며 돈은 메리츠가 대라 한다. 그러나 주식을 포기했다고 해서 10년 경영 책임이 사라지진 않는다. 메리츠는 알짜 점포 62곳을 담보로 잡아 노동자·납품업체보다 먼저 돈 챙길 자리에 올라앉았고, 눈치를 보며 1천억 원의 긴급운영자금 대출을 의결했지만 MBK와 김병주 회장의 자금 투입과 보증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쪽은 약탈한 자본, 다른 쪽은 채권을 노동자보다 먼저 회수하려는 자본일 뿐이다.


정부도 다르지 않다. 이재명은 "반드시 살리겠다"고 했지만, MBK·메리츠에 폐점·해고 중단과 고용 승계, 손실 분담을 강제하지 않은 채 협력업체 대출 연장에 머물렀다. 노동자를 짓밟는 자본 앞에서 '중재'에 머무는 정부의 약속은 빈말일 뿐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당하고만 있지 않다. 직영 직원과 배송기사, 협력업체 노동자가 함께 뭉쳐 1년 넘게 싸워 왔다. 빚으로 회사를 빨아먹고 법정관리로 노동자를 잘라내는 이 수법은 어느 일터에서든 벌어질 수 있기에, 홈플러스만의 싸움이 아니다. 홈플러스를 망친 비용은 MBK와 메리츠가 치러야 한다. 그동안 노동자의 피땀을 쥐어짜 쌓아올린 MBK와 메리츠의 이윤으로 모든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모든 폐점과 자산 매각을 멈추고, 모든 정보(인수 빚, 점포 매각대금 등)를 노동자 앞에 공개하라. 홈플러스 위기의 청구서를 아무 잘못 없는 노동자에게 떠넘기게 둘 수 없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9호, 2026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