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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AI 공포를 넘어 –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통제하는가’다


  • 2026-03-14
  • 3 회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의 ‘아틀라스’와 같은 AI 로봇 개발 소식까지 이어지며 “AI가 인간 노동을 대규모로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25년 3월 국제인공지능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연구자의 75%는 현재의 신경망 기술로는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AI가 곧 인간 노동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AI 산업은 막대한 자본이 몰리는 분야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기관들은 AI가 수억 개 일자리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AI 산업을 띄우고 있다. 그러나 AI 기업의 투자자라는 점에서, 이들이 내놓은 전망에는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기술의 전망을 과장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1956년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후 기계가 20년 안에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대신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이런 과장에 속지 않으려면 AI의 작동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통계적 패턴을 학습해 결과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이는 인간 사고 과정의 일부를 수학적 계산으로 구현한 것으로, 인간 사고와 유사한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거나 사회적 경험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는 ‘지능’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AI 기술은 주로 비용 절감과 이윤 확대를 위해 도입된다. 그 결과 노동자는 해고‧실업, 생활 수준 하락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AI는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노동자의 여가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본가들의 이윤을 침해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자기 삶을 지키기 위해 집단적으로 투쟁하지 않으면, AI 기술은 착취 강화의 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투쟁한다면, 그 기술은 노동자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결국 모든 건 계급투쟁에 달려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75호, 2026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