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 자료 곳곳에서 트럼프, 이재명 정부의 중국 견제 구상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북한을 포함 ... 모든 역내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미군에게 역내 위협이란 당연히 중국군을 가리킨다.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는 남중국해에서, “양안 문제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는 대만해협에서 미국이 중국을 포위·압박하는 정책의 외교적 표현이다.
이재명 정부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게 된다. 국방비를 GDP 대비 3.5%(현 2.3%)로 늘리고 주한미군에 48조 원을 지원한다. 미국산 무기 구입에 5년간 36조 원을 지출한다. 참고로 내년 정부 예산 총액이 728조 원이다.
한국의 조선 3사가 미군의 군함 건조역량을 높이는 데 협력한다. 미중 전쟁이 벌어진다면 2차 대전 때의 미일전쟁처럼 해군이 주도하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는 것은 북한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좁디좁은 한반도 주변 바다와는 큰 관계가 없고 중국, 동남아, 서태평양 등 원양에서 미 해군과 공조하는 작전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미 해군참모총장 커들도 울산 현대중공업과 거제 한화오션을 방문해 “핵잠수함을 중국 억제에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일본 총리가 중국-대만 전쟁은 대만에만 아니라 일본에도 ‘존립위기 사태’일 수 있으므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커들은 일본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의 지배자들은 동북아에서 잠재적 미중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은 트럼프가 피스 메이커(peacemaker·평화를 만드는 사람)를 하면, 자신이 페이스 메이커(pacemaker‧적극적인 조력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지금 전쟁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2호, 2025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