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자’며 앞길을 응원하던 것도 옛말이다. 대다수 청년 앞에 펼쳐진 삶은 가시밭길 그 자체다. 올해 취업 청년 10명 중 6명은 주 36시간 미만의 단기노동자다. 생애 첫 일자리를 계약직으로 구한 청년은 2008년 81만 명에서 올해 140만 명으로 껑충 뛰었다. 취업 청년 10명 중 7명은 첫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됐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청년 노동자의 고통이 중장년 노동자 탓인 양 몰아가며, 호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바꾸려 한다. 이게 ‘세대상생형 임금체계’라고? 청년 노동자와 중장년 노동자 모두의 임금인상을 가로막고, 노동자를 경쟁과 분열의 늪으로 몰아가는 ‘세대공멸형 임금체계’일 뿐이다.
윤석열 정부는 또한 청년들이 탄력적으로 일하길 원한다며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려 한다. 실제론 자본가들의 요구를 100% 수용해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겠다는 것인데, 방식은 노동시간 관리를 ‘주’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로 바꾸는 것이다. 이러면 하루 13시간씩 주 6일만 해도 주 80시간 정도까지 혹사시킬 수 있다. 이는 과로로 죽든 말든 노동력을 장시간 값싸게 빼먹겠다는 것이다.
청년 노동자들이 가시밭길을 걷는 건, 중장년 노동자 때문이 아니라 이윤 만능의 자본주의 체제와 자본가 정부 때문이다. 꽃길만 걸으려면, 이 체제와 정부에 맞서 청년 노동자와 중장년 노동자가 계급적으로 단결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36호, 2022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