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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천재가 아니라 인재다


  • 2025-02-27
  • 2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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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내린 폭우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 미호강에서 범람한 물이 차면서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도로 통제 책임이 있는 충북도는 “인근 하천 제방이 범람하면서 짧은 시간에 물이 쏟아져 들어와 통제할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홍수경보 후 4시간 30분이 지나도록 하천변 지하차도의 차량 통제를 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 이 밖에도 산사태와 급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경북 예천군에서도 10여 명이 사망·실종됐고 수천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20년 7월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 차량 6대가 물에 잠겨 3명이 숨졌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등 중부지방을 강타한 장대비로 반지하 주택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 터라 같은 일이 반복되진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기상이변에 따른 폭우나 폭염, 한파는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고,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다. 캐나다에서도 52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4명이 실종되고, 7만 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그리스에서는 40도의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더해져 전국적인 산불이 발생해 3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속도를 조절할 수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제동을 걸지 않는 이상 기후 이변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고, 이윤을 우선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희생자는 줄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많은 재난은 천재가 아니라 인재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4호, 2023년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