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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누가 진짜 범인인가?


  • 2025-02-27
  • 228 회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7명, 2019년 9명, 2020년 12명, 2021년 14명의 아이가 ‘자녀 살해’로 사망했다. 2021년 전체 아동학대 사망 40명 중 35%(14명)가 살해 후 자살에 따른 사망이었다.

 

올해도 지난 3일 새벽 서울 노원구에서 아내(37)를 살해한 30대 남성 ㄱ씨가 한 살배기 갓난아기와 함께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늦은 밤엔 경기 평택시에서 30대 여성 ㄴ씨가 7세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ㄴ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미안하다, 아들도 같이 데려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자녀 살해’가 저항하기 힘든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학대라고 지적한다. 자살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자녀를 살해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결국 인식을 개선해서 자살할 때 하더라도 아이는 죽이지 말라는 조언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책임을 아이를 죽인 부모에게 돌린다. 그러나 진짜 범인은 냉혹한 적자생존의 논리로 돌아가는 정글 같은 사회다.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도 보장하지 않고, 자본가의 이윤만 충실히 보장하는 사회가 아이를 죽이고, 그 부모를 자살로 몰아넣은 진범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2호, 2023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