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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남과 북, 영원히 따로 살자?


  • 2025-03-05
  • 2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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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1월에 철거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출처- 통일뉴스)

 

북한이 남북관계를 외국 대 외국의 관계로 전환하려고 한다. 북한 국가(國歌)에서 '삼천리' 단어를 빼고,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도 철거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가 계속 커지고, 지속적인 미중 갈등 속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의 대북 압력도 커지자 흡수통일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보인다.


현재 조건에서 남과 북이 평화롭고 대등하게 통일하는 길이 과연 가능할까? 일부 진보세력의 주장대로 "점진적으로 교류를 늘리고 상대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길의 끝은 흡수통일당하기라는 걸 김정은은 잘 알고 있다. 독일 통일이 그랬다. 동독도 서독도 노동자가 주인인 체제가 아닌 현실에서, 동독 지배층은 결국 서독 자본주의의 품 안에 들어갔다.


남한 자본가들은 흡수통일을 통해 국토를 두 배로 넓히고, 북한 2,500만 인구의 다수를 새로 착취할 수 있기를 기본적으로 바란다. 민주당의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관광 등도 똑같은 목적에 복무한다. 이솝 우화에서 바람과 햇볕이 모두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는 방법이듯이, 보수정당의 강경책과 민주당의 유화책(햇볕정책)은 모두 북한을 흡수하려는 정책이다.


흡수통일은 남한 자본가들에게는 로또겠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지금도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갈라치기당하듯, 자본한테 또 다르게 분할지배당하는 함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남북한이 강대국의 하위 파트너가 돼 서로 으르렁거리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 노동자계급이 의식적이고 집단적인 투쟁을 통해 각자의 지배자들을 쫓아내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체제’를 만들어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런 관점은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노동자들과 국제적으로 연대해 새로운 노동자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전망과도 결합돼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1호, 2024년 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