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쿠팡 배송 차량(출처는 연합뉴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2018년 4조 3천억 원이던 매출을 2022년엔 26조 3천억 원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런 고속 성장 이면에는 40도의 폭염에도 에어컨 없이 일하거나, 관리자 허락 없이는 화장실도 갈 수 없는 등 참혹한 노동환경이 있다. 2020년엔 근무하며 하루 5만 보를 걸었던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고 지난 4년간 13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다. 특히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업무 속도가 느리면 방송을 통해 경고하거나 호출해서 경고한다. 이는 텔레스크린을 통한 감시와 통제로 행동뿐 아니라 정신까지도 지배하는, 소설 <1984>의 빅브라더 통제 방식과 흡사하다.
그리고 최근엔 MBC 보도를 통해 내부 블랙리스트로 추정되는 1만 6천여 명의 ‘PNG 리스트’가 알려졌다. 노동자가 이 블랙리스트에 등록되면 영구적으로 취업할 수 없거나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된다. ‘정상적인 업무수행 불가능’, ‘건강 문제’ 등 주관적인 기준 외에도 노조 간부나 노조원을 별도로 분류한 것으로 보이는 ‘대구 센터’라는 암호화된 명단도 있다. ‘블랙’에 걸리면 일을 할 수 없으니 부당하고 불편해도 침묵하라는 것이다.
‘뉴스룸’이라는 자체 언론대응팀을 통해 언론 보도를 차단하고, 비판 보도한 언론을 고소해 온 쿠팡은 기자들까지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인사평가는 회사의 고유 권한이며, 악의적 보도를 한 MBC를 방송통신위에 제소했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
블랙리스트를 통해 언론의 입을 막고 노동권을 침해하면서 노동자를 이윤의 도구로만 쓰는 블랙 기업 쿠팡! 쿠팡의 블랙리스트는 노동자의 밥줄을 쥐고 흔드는 자본가 독재 사회의 야만성과 ‘노동자와 자본가는 한 하늘 아래서 절대 평화공존할 수 없다’는 계급 적대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1호, 2024년 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