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일어난 지도 1년이 지났다. 2022년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 등지에서 폭우로 31명이 죽거나 실종됐고, 작년에는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목숨을 잃는 등 50명 넘게 죽었다.
그러나 무엇이 바뀌었는가? 2022년 반지하 주민 사망 사고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실제로 반지하를 벗어난 주민은 2%도 채 못 됐다. 국회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을 두고 정치인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작년에 무너진 372개의 지방하천 중 절반 이상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올해 강수량은 이미 지난 30년 평균의 124.3%에 이르렀다. 폭염 일수도 2020년 7.7일에서 지난해 14.2일로 3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자본주의로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며 기후재난은 우리를 점점 더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주범은 정작 기후위기에는 관심이 없다. 정치인들은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며 서로를 비난하기에만 급급할 뿐, 실제 참사를 막을 노력은 하지 않는다. 자본가들은 심지어 기후위기마저도 이윤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본다. 그들은 그린워싱(실제로는 환경을 파괴하면서도 친환경인 것처럼 속여 홍보하는 것)을 통해 더욱 많은 이윤을 뽑아낸다.
그렇기에,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노동자 계급뿐이다. 폭염에도 걱정 없이 에어컨을 펑펑 틀고, 폭우에는 안전한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자본가들과는 다르게, 날마다 바쁘게 일해야 하기에 실제 기후재난에 직접 노출된 노동자들 말이다. 노동자의 노동 덕분에 이 사회가 굴러가지만, 동시에 그들은 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계급이기 때문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서울 56호, 2024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