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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아사히 노동자의 승리를 축하하며


  • 2025-03-05
  • 2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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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C 화인 테크노 코리아(이하 ‘아사히글라스’)에서 해고된 노동자 22명이 9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간다. 일본 미쓰비시에서 설립한 자회사 아사히글라스는 휴대전화·TV 브라운관 등에 사용하는 액정용 유리 기판을 만드는 회사다. 2005년 구미 공단에 입주할 때 지역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전제로 50년간 토지 12만 평 무상 임대, 국세 5년간 감면, 지방세 15년간 감면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지역 주민 300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주 4일은 3교대로 8시간씩 근무하게 했고, 주말은 주야 맞교대 12시간씩 근무하게 했고 최저임금만 지급했다. 점심시간은 고작 20분이었고 업무 중 실수하면 붉은색 징벌 조끼를 입히기도 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노동자 138명이 2015년 5월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한 달 뒤에 하청업체는 폐업했고 문자로 해고를 통보했다. 생계 문제로 많은 노동자가 떠나갔지만 22명의 노동자는 끝까지 투쟁했고 지난 7월 11일 대법원에서 불법 파견이 확정돼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사히 자본가에겐 입주부터 엄청난 혜택을 퍼준 정부지만 해고 문제는 시간을 끌며 노동자들이 지쳐서 포기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이를 상대로 9년간 끈질기게 투쟁한 노동자들은 결국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해고 기간에 노동자들은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며 연대활동에 앞장섰다.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KEC, 사드 반대 투쟁하는 소성리,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거제 대우조선, 세종호텔 등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제일 먼저 달려갔다. 아사히 투쟁의 현장에는 그 노동자들이 다시 연대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본사 앞에서는 일본 활동가들이 아사히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벌이며 국제적인 연대를 보여줬다. 연대를 통해 더욱 단단하게 뭉쳐 사측의 회유에도 단호하게 대응하며 노동자의 자긍심을 제대로 보여준 아사히 노동자들의 승리를 축하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전진하기를 바란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서울 56호, 2024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