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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계속되는 N번방을 막으려면?


  • 2025-03-05
  • 218 회

2018년에 모바일 메신저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어린 여성들에게 접근해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개인 정보와 나체 사진을 받아 냈다. 그리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성행위 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강요했다. 이 영상을 각 단계별 비밀대화방에 돈을 받고 유통시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이다. 


그런데 최근에 서울대 출신 30대 남성들이 대학 동문 등을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피해자는 여성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 여성전용 커뮤니티에선 데이트 앱에서 만난 남자들의 나체 사진을 공유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런 범죄의 배경에는 성 상품화와 빈곤 등 자본주의 모순이 있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돈이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 상품화는 필연적이다. 여성이나 남성의 신체 자체가 상품이 되기도 하고, 자본가들은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여성이나 남성의 섹시한 이미지를 광고 등에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는 수많은 노동자에게 빈곤을 강요한다. 노동자들이 연대해 투쟁에 승리하면 비교적 좋은 노동조건을 쟁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많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기에 어려운 처지의 노동자들이 많다. 이런 환경에선 2018년 N번방 사건에서처럼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이 성매매 범죄에 희생당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렇듯 성범죄와 성매매는 자본주의 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그대로 둔 채, 단순히 범죄를 처벌하는 것만으론 또 다른 N번방의 등장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성을 더 이상 상품화하지 않는 사회, 모든 사람이 노동하며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4호, 2024년 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