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출처: YTN 사이언스 뉴스 영상 캡쳐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 수명에 큰 격차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대 의대 윤석준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소득 최상위 계층의 건강 수명은 74.88세로, 소득 최하위 계층의 66.22세보다 8.66년 더 길었다. 이는 부유층이 저소득층보다 평균 9년 가까이 더 건강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격차는 소득이 적을수록 건강을 돌볼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유층은 (특히 자본가들은 노동을 착취해 쌓은 돈으로) 생계를 수월하게 유지하며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예방의료, 양질의 식단 등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자원을 쉽게 확보하지만,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해 노동을 멈출 수 없기에 건강 관리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특히, 임시직, 파견, 하도급, 일용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사업장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부족한 관리·감독 때문에 노동자들의 건강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이들은 위험하고 고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충분히 쉬거나 치료받을 수 없는 구조에서 일한다. 생계 위협 때문에 아픈 몸으로 일을 계속해야 하는 현실은 과로를 반복하게 만들며, 이는 건강 악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잇따른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이런 문제가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계를 동시에 보장하도록 자원을 충분히 사용하고, 이윤이 아니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노동자가 작업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는 이윤을 최우선으로 두며, 노동자를 단순한 생산 도구로 간주한다.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비용 문제로만 여기고, 병들거나 다친 노동자는 쉽게 새로운 노동력으로 대체해 버린다. 노동자가 소모품처럼 취급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자본주의를 철폐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2호, 2025년 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