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1982년 월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8월 기준 1.9%로, 완전 고용 경제에 돌입했다고 여겨지는 미국조차 실업률이 4%대인 것과 비교하면 놀랍도록 낮다. 정부도 노동 개혁의 성과라며 자평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현실과는 괴리감이 크다.
실업률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통계에서는 주당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되는데 현재 주당 15시간 이하로 일하는 초단기 노동자는 180만 명에 이른다. 이중 절반만 통계에 넣어도 실업률은 5%가 넘는다. 또한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나 가게에서 주당 18시간 이상 노동하면 취업자로 분류되는 무급가족 종사자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무급가족종사자는 91만 2,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인 56만 4,000명보다 많다. 만약, 무급가족종사자를 실업자로 분류하면 실업률 수치는 현재 1.9%에서 4.9%로 2배 이상 올라가게 된다.
또한,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구직포기자도 8월 기준 46만 명이다. 특히 청년층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구직포기자 중 청년층의 비율이 23년 15.6%에서 8월 기준 17.9%까지 증가했다. 또한 6개월 이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장기실업자의 비율이 전체 실업자의 20%로 높아졌는데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8월 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렇듯 장기실업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대신 사기에 가까운 통계를 제공하는 정부는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과 박탈감을 주고 있다. 청년들이 취업에서 겪는 어려움은 개인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줄여 이윤을 늘리려는 사회 구조 때문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9호, 2024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