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1회 경기여성대회(사진 출처_노동과 세계)
경제적 자유가 없는 정치적 자유란 결국 부자들만을 위한 자유일 뿐이다. 여성과 전 인류의 해방은 노동이 자본으로부터 해방되는 방식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오직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여성과 노동자가 비로소 온전한 권리를 획득할 것이다.
이것이 3‧8 세계 여성의 날을 처음 조직한 사회주의자들의 견해였다. 세계 여성의 날은 독일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클라라 체트킨이 1910년 2차 국제 여성노동자협의회에서 처음 제안했다. 그 결과 1911년 3월 19일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최초로 열렸으며, 1913년부터 3월 8일로 변경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무엇보다 노동계급 여성의 힘과 국제적 연대를 확인하기 위한 날이었다. 실제로 러시아 노동계급 여성들은 1917년 바로 이날, 러시아에서 벌어진 2월 혁명(현대의 날짜 계산법으로 3월 8일)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러시아 차르(황제)를 무너뜨린 위대한 투쟁을 시작한 사람들이 바로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노예 상태인 한, 법에 적힌 ‘평등’이란 공문구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며, 자본주의 체제의 폐지라는 최종 목표를 추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여성의 처지를 개선하는 것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개선 노력은 항상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롯된 온갖 장애물에 막혀 실현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
물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같은 소수 자본가계급 여성은 대다수가 억압당하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도 법적인 ‘남녀평등’만 보장되면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노동계급 여성에게 자본주의 체제 안의 ‘남녀평등’이란 그저 노동계급 남성과 불평등을 똑같이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여성 노동자는 직장에서 여성 자본가보다 남성 노동자에게 더 많은 동질감을 느낀다.
역사적으로 노동계급 여성은 투쟁을 통해 더 나은 노동조건과 삶을 쟁취해왔다. 자본가들은 여성노동자들이 늘어나자 이들의 불만이 폭발할까봐 두려워 임금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줄여왔다. 노동계급 여성이 힘을 보여주자 일터에서 여성에 대한 멸시도 점차 깨져갔다. 노동계급 여성에겐 자신의 처지를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4호, 2025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