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8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에서 극우 학생들의 탄핵 반대 시국선언 및 이에 맞선 '한국외대 긴급행동'의 맞불 집회가 있었다. 극우 유튜버가 난입하며 오후 한 시 즈음부터 시작된 충돌은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밤 10시 넘어까지 이어졌다, 결국 시간이 길어지고 극우 지지자 대부분이 떠나자, 쪽수에서 밀린 극우 유튜버들은 의도적인 하울링(마이크를 스피커에 갖다 댈 때 증폭되는 노이즈)을 통해 소음 공해를 일으키는 등 마지막까지 발악했다.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극우 학생들은 예고한 바와 다르게, 열 명 내외에 불과했으며 상황이 고조되자 금방 자취를 감췄다. 마지막까지 공해를 일으키던 유튜버들 역시 결국 긴급행동의 맞불집회에 밀려 학교에는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한 채 물러가야 했다.
한국외대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아니다. 극우 성향의 대학생 단체 '자유대학'의 지도하에 2월 10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전국 40개 이상의 학교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특히 이대에서는 극우 유튜버들이 캠퍼스에 난입해 여학생의 멱살을 잡는 일도 있었다. 윤석열의 탄핵 선고가 미뤄지는 등 계엄 정국이 길어지며 극우가 점차 준동하는 모습이다.
한국외대에서는 재학생들과 교직원, 민주동문회 및 교수노조, 그리고 타 학교 연대 동지들의 도움으로 극우 세력을 내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외대 긴급행동 측은 맞불 집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서강대, 성대, 시립대, 경희대, 한예종 등 타 대학의 긴급행동과도 연대를 이어나갔다. 극우가 성장하고, 학생운동이 사라지는 오늘날, 이런 투쟁을 통한 연대는 긴급행동 성명문에 나와 있듯, "탄핵을 넘어선, 계엄을 가능하게 하는 체제 자체에 대한 변화"를, "계급과 성별, 인종, 장애, 지위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새로운 세계"를 위한 투쟁의 초석이 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체제를 뒤엎을 노동자계급의 힘을 강화하는 데 학생들도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외대 학생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4호, 2025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