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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계엄과 저항의 역사③ – 2016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


  • 2025-03-06
  • 3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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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겨울 3개월 동안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에 연인원 1600만 명이 참가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결국 무산됐지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는 헌재에서 탄핵이 부결될 경우 계엄령을 선포해 탱크와 장갑차로 시민들을 해산할 음모를 꾸미기도 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은 여러모로 지금의 윤석열 퇴진운동과도 닮아 있다. 부조리한 정권과 사회에 불만을 느낀 시민들이 매주 광장에 모여 탄핵, 퇴진 등을 외쳤다. 오늘날 2030 세대의 응원봉과 독특한 깃발들은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 당시의 LED 촛불과 깃발의 직접적인 계승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 퇴진운동의 한계로부터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당시 광장을 밝힌 수백만 촛불은 부르주아 의회제도의 테두리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돌출된 사회 전반의 문제를 고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채, 오로지 탄핵과 정권 교체에서 멈춰섰다. 민주당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적폐도 청산하지 못했다. 결국 이는 윤석열 정부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점도 있다. 박근혜 퇴진운동 당시 집회 주최 측은 "정치 세력"의 개입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민주노총 등의 발언을 통제하기도 했다. 반면 지금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민주노총과 전농, 전장연 등에 연대하며 미약하게나마 탄핵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광장에선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당당히 스스로의 목소리를 낸다.


억압받던 이들이 사회 부조리에 맞서 모처럼 일어섰다. 역사의 진보를 8년이나 유예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 이번에야말로 민주당과 이재명을 넘어 노동자 계급이 자기 목소리를 당당히 내고 역사의 무대 전면에 다시 나설 때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2호, 2025년 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