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한 명의 트렌스젠더의 죽음은, 한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 2025-02-23
  • 233 회

트렌스젠더 군인이었던 변 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육군본부에서 강제전역을 당했다. 그는 중3 때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다. 그렇기에 군인이 됐고, 그의 미래도 군대에 있었다. 그러나 군은 그를 강제로 추방시켰다. 차가운 바깥에서 그는 길고 긴 법정 다툼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3월 6일 그는 세상을 떠났다. 군은 사망 소식 직후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고 했다. 

한 명의 트렌스젠더의 죽음은 한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성소수자의 죽음이 잇따르는 가운데 안철수는 ‘퀴어 축제를 안 볼 권리’를 주장했다. 많은 성소수자가 변 하사처럼 매일 사회로부터 배제당한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정치인들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볼 때마다, 차별금지법이 열 달 동안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 답답할 때마다, 학교가 정한 교복을 입을 때마다, 부모가 내놓은 자식 취급을 할 때마다, 직장에서 해고될까봐 불안에 떨 때마다 매일 그런 기분을 느끼며 살아간다. 정치인들과 국방부는 ‘트렌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며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6호, 2021년 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