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1명이 환자 5.7명을 담당하는 동안 한국은 간호사 1명이 환자 16.3명을 간호해야 한다. 어느 대구 대학병원 간호사는 “물 먹을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을 참으며 일해도 환자에게 학교에서 배운 간호업무를 다 수행할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돌볼 환자가 많으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극심하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기존 간호사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못해 그만둬도 병원에서는 노동조건을 개선할 필요가 없다. 국가 정책에 따라 매년 넘치게 배출되는 신규 간호사로 빈자리를 대체하면 그만이다. 코로나 검진과 백신 접종 업무까지 추가되니 ‘이대로는 오래 못 버틴다!’라는 분노가 곳곳에서 들끓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집행부는 파업 돌입 직전에 정부와 교섭한 뒤 파업을 철회했지만, 고려대 병원, 한양대 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11개 지부에서는 인력충원 등을 내걸고 파업을 진행했다.
‘2주 뒤에는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질까?’ 기대와 실망을 반복한 지도 벌써 1년 반이 넘어간다. 코로나 상황에서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높아진 노동 강도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보건의료 분야에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이 절실하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2호 사회면 기사, 2021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