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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이재용은 풀어주고 노동자는 잡아가고?


  • 2025-02-23
  • 226 회

문재인 정부는 이재용을 가석방으로 풀어줬고, 삼성은 풀려나자마자 240조 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정부와 삼성은 국익을 위해 훌륭하게 결단한 것인가?


정부와 삼성 – 북 치고 장구 치고


이재용은 회삿돈 86억 원을 횡령해 박근혜한테 뇌물로 바쳤다. 이것은 10년 징역형을 받아야 할 중죄다. 그런데도 겨우 2년 6개월 솜방망이 실형만 받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재용을 풀어주려고 꼼수를 부렸다. 사면 대신 가석방 카드를 꺼냈고, 가석방 요건도 80% 이상 복역에서 60% 이상으로 완화했다.

문재인은 촛불시위에 힘입어 당선됐기에 재벌개혁을 얘기했고 뇌물, 횡령 등 5대 중범죄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약속을 노골적으로 어기는 건 부담스럽기에 가석방이란 꼼수를 부린 것이다.

문재인은 6년 전 박근혜가 SK 최태원 회장을 가석방하려 했을 땐 ‘법원 형량에서 이미 특혜받았는데, 가석방 특혜까지 받으면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정반대로 행동했다. 자본가들의 이익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하나도 다르지 않다.

법무부는 ‘국내외 경제상황’을 핑계로 가석방을 결정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문재인은 “국익을 위한 선택이므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맞장구치듯 삼성전자는 이재용이 가석방되자마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구멍가게도 아닌데 이재용 혼자 이런 투자 계획을 단지 가석방 11일 만에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2018년 8월에도 삼성은 180조 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했다. 이번 계획은 기존 투자 계획의 연장선이며, 이재용이 감옥에 있더라도 반도체 시장상황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재용 없이도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재용이 감옥에 있을 때, 삼성 제품을 만들고 수리하고 운반하고 판매한 건 바로 노동자들이다. 그런데도 경제를 핑계로 범죄자 이재용을 풀어준 건 쇼일 뿐이다. 자본가의 이익이 곧 노동자의 이익이라는 환상을 불어넣으면서도 지지층은 잃지 않으려는 쇼!


자본가는 봐주고 노동자는 탄압하는 정부


하지만 이재용을 풀어준 정부는 투쟁하는 노동자를 잡아가려고 한다.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감염된 노동자가 없는데도, 이 집회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진원지인 것처럼 마녀사냥을 해왔고, 이제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잡아가두겠다고 하고 있다. 경찰은 건강보험 고객센터 집회 참가자 50명에게도 방역법 위반 등을 구실로 소환장을 보냈다.

그런데 실외에선 코로나 감염률이 0.1%도 안 된다. 120개 도시를 연구한 어느 논문은, 7324건 중 실외에서 발병한 케이스는 단 2건(0.027%)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로나 핑계로 1인 시위만 허용하고 있다.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투쟁하지 말고, 고분고분 일만 하라는 것이다.

자본가 정부는 코로나 대응에서도 자본가 이익만 중시한다. 7월 한 달 동안 서울시에서 발생한 감염의 30%가 직장 내 감염이었다. 가령, 7월 4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 80명가량이 추가 확진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엔 수천 명에서 수만 명까지 방문해 사람이 매우 많고 동선이 복잡한데 건물 안에 창문이 없어 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최근까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출입자 확인조차 안 했다. 자본, 특히 대자본이 이윤을 얻는 곳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지 않았다.

정부가 온갖 수단으로 자본가들의 뒤를 봐주고, 온갖 수단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의 본모습이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1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