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홍정운 학생(18세)이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따러 12kg 납 벨트를 차고 잠수했다가 사망했다. 실습 업체는 잠수 면허가 없고, 나이가 어려 법적으로 잠수 업무를 할 수 없는 학생에게 잠수를 시켰다. 위험 작업인데 2인 1조 원칙도 안 지켰고, 안전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현장실습 계획서엔 ‘요트 관광객 안내 등의 업무를 배운다’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는 딴판이었다.
실습생의 참혹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엔 제주도에서 특성화고 이민호 학생이 생수공장에서 일하다 압착기에 끼어 사망했다.
자본가들은 실습생을 싼값에 마구 부려먹으려 한다. 교육부는 현장실습 참여 기업을 늘리려고, 노무사의 사전 현장실사 같은 최소한의 안전 규제조차 없앴다. 탐욕스런 자본가들과 그 뒤를 봐주는 정부가 홍정운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여수 요트사업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 근로기준법도 중대재해처벌법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번 비극은 자본주의가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4호(2021년 1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