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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이중 삼중의 억압을 보여준 군 위문편지


  • 2025-02-23
  • 238 회

진명여고 학생의 군 위문편지가 화제였다. 위문편지 내용을 놓고도 논란이 있었지만, 봉사활동이란 명목으로 여고생에게 여전히 강제로 위문편지를 작성하게 한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다.

 

군 위문편지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다. 학생들의 집단 위문편지 쓰기는 1937년 중·일전쟁 때 조선총독부가 시작했다. 이런 제국주의 잔재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시절을 비롯해 수십 년 동안 이 땅에 유지돼 왔다. 그리고 사라진 줄 알았는데 몇몇 학교에선 여전히 여학생들에게 봉사점수를 주겠다며 위문편지를 강요해왔다.

 

군대는 지배계급의 조직된 폭력기구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화해할 수 없는 계급대립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피지배계급의 반란과 혁명을 진압하기 위해 존재한다. 사회로부터 차단돼 있는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배계급은 집단 위문편지를 강요한다. 인생의 황금기에 군대에 끌려가야 하는 것은 억압이고, 집단 위문편지를 강요하는 것도 억압이다. 그리고 ‘봉사점수’라는 입시도구를 이용한 것도 치열한 입시경쟁이란 또 다른 억압을 반영한다. 군대라는 제도를 통해 남녀 성별 분업과 차별을 정당화하고 갈등을 조장해 왔다. 남녀가 대결할 것이 아니라 모든 억압받는 남녀가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7호(서울판)(2022년 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