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 금리를 올리자, 시중은행도 가계 대출 이자를 급격히 올리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2~3%에 불과했던 이자가 4~5%대로 올랐다. 이런 이자 폭탄 때문에 월급에서 더 많은 부분이 이자로 빠져나가며 노동자계급의 생활 수준이 하락하고 있다.
은행들은 물가를 잡으려는 정부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자를 올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건 사기꾼들이 하는 거짓말이다. 현재 기준 금리(1.75%)는 코로나 확산 전(2019년)과 동일한데 시중은행이 기준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산정한 가계 대출 이자는 코로나 확산 전보다 1%가량이나 더 높다. 반면, 기업 대출 이자는 코로나 확산 전보다 더 낮다. 은행이 가계 대출에 더 많은 금리를 덧붙인 것이다. 게다가 대출 금리는 빠르게 높이면서 예금 금리는 느릿느릿 올려 예대금리차가 매우 크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다. 은행들은 치솟는 물가와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혼란을 돈 벌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거의 9조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1%나 증가하는 셈이다. 이는 수많은 노동자에게 대출 비용을 바가지 씌워 달성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행 자본가들은 금융 산업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며, 이런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이 힘들게 번 돈을 손쉽게 털어간다. 결국, 현재 급격히 오른 이자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수탈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31호, 2022년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