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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건보 고객센터 노동자 - 6년의 투쟁과 승리, 그리고 끝나지 않은 싸움


  • 2026-04-04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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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들은 민간 위탁이라는 이름 아래 철저한 통제와 착취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2021년 당시 1인당 평균 도급 단가는 약 307만 원, 실제 임금은 세전 평균 210만 원으로 약 100만 원이 중간 착취됐다. 


현장에선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실적을 강요했고, 통화 시간이 3분만 넘어도 전화를 끊으라고 지시했다. 화장실 갈 시간조차 보장되지 않는 조건에서 노동자들은 철저히 소모품으로 취급됐다.


고용구조도 기만적이었다. 업체는 2년마다 바뀌어도 공단이 부여한 같은 사번으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상담 업무를 했다. 공단이 업무 수행과 근태, 교육 이력 등을 관리하는 것도 그대로였다. 그런데도 공단은 사용자로서 권한만 행사했고, 도급업체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해 왔다.


건강보험 개인정보를 다루는 고도의 공공업무를 수행하고, 코로나19 시기에는 감염병 상담까지 떠맡으면서도 임금은 낮고, 고용은 불안정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이 구조를 깨기 위해 싸움에 나섰다. 2021년 24일간 총파업을 비롯해 총 세 차례 파업해 결국 10월 소속기관 전환 약속을 끌어냈다. 그러나 공단은 ‘형평성’과 ‘여론’을 핑계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꺾이지 않고 다시 총파업과 농성 등 투쟁을 이어갔다. 6년간 투쟁하는 사이 정권이 3번이나 바뀌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특정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놓고 비용 절감과 효율을 우선하는 체제의 문제였다. 


2026년,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과 농성 투쟁에 나섰다. 단식이라는 극한의 투쟁까지 감행했다. 그 와중에도 공단은 끝까지 노동자들을 갈라놓으려고 했다. 20년의 경력을 무시하면서 수습이라는 올가미를 씌우고, 쌓아온 연차를 부정하며 외국인 노동자를 전환에서 배제했다. 노동자들은 흩어지지 않았고 단결된 투쟁으로 맞섰다. 결국 3월 10일, 고용 보장과 연차 부여, 외국인 노동자 차별 없는 전환을 포함한 합의를 쟁취했다. 


6년간의 집단적 투쟁과 연대로 만들어낸 매우 소중한 승리다. 지난한 투쟁 과정에서 뒤틀린 체제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노동자들이 흔들었던 것도 의미 있다. 하지만 외주화, 간접고용, 성과 경쟁, 계급 분열을 통해 유지되는 근본적인 구조가 끝나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서울 76호, 2026년 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