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자"는 구호가 현실이 됐다. 한국지엠 세종물류센터에서 일하던 GM부품물류지회 조합원들은 하청업체(우진물류) 폐업과 집단해고에 맞서 싸운 끝에 조합원 이탈 없이 96명 전원 고용승계를 쟁취했고, 새 하청업체 정수유통 및 관련 협력사 소속으로 2월 11일부터 현장에 복귀했다. 이는 자본가의 노조 탄압을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뚫어낸 값진 승리다.
이번 사태는 20년 넘게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연차 사용 통제와 강제 잔업, 저임금에 시달려온 우진물류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 노조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불법파견 여부를 제기하며 ‘진짜 사장’의 책임을 묻자, 원청인 한국지엠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도급계약 해지를 내세워 하청업체인 우진물류가 위장폐업하고, 2025년 12월 31일 전원 집단해고하게 했다. 한국지엠은 이후 조합원들에게 발탁채용 또는 희망퇴직을 강요하며 노동자 분열을 획책하고, 불법파견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그러면서도 “고용 문제는 하청업체 소관”이라며 고용 책임을 회피했고, 새 하청업체 역시 고용승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책임을 서로 떠넘겼다.
노동자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전면 파업과 세종물류센터 점거 농성, 인천 부평공장 농성, 선전전과 부품 반출 저지 투쟁으로 맞섰다. 해고의 부당성과 한국지엠이 실질적 사용자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알리면서 연대도 확산됐다. 1월 15일 결의대회에서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이 “업체가 바뀌어도 현장을 통제하고 이윤을 가져가는 것은 한국지엠”이라며 “고용 책임도 져야 한다”고 밝힌 발언은 현장의 핵심 쟁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두 달간 지속된 투쟁으로 원청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하청업체 변경과 무관하게 고용을 승계하고 기존 노동조건을 유지하며, 해고 기간의 임금은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 이 합의안은 조합원 총회에서 96명 중 95명이 참여해 찬성 74표(77.89%)로 가결됐다. 자본이 휘두르는 '해고'라는 칼날을 노동자의 '단결투쟁'이라는 더 큰 칼로 꺾어버렸다. 간접고용 구조에서 비롯되는 차별과 불안정은 여전히 남아 있어, 노동자들은 원청과 직접 고용 여부를 다투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승리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분열을 거부하며, 생산과 물류의 흐름을 멈출 수 있는 힘을 행사했을 때 사측도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렇다,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75호, 2026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