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일, 전국 15개 공항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대부분의 공항은 사흘 만에 파업을 잠시 유보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노동자들은 전면 파업을 멈추지 않았고 11일부터는 간부 파업으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의 이유는 명확하다. 2018년 정규직 전환 정책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100% 출자한 자회사와 계약을 맺으면서도 인건비의 100%를 지급하지 않고, 낙찰률 92%만 적용해 왔다. 그 결과 자회사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인력 부족, 불공정 계약 구조 속에 고통받고 있다. ‘무늬만 정규직’인 현실에서 청년 노동자의 연간 이직률은 16%에 달하고, 경력직도 임금이 거의 안 올라 계속 이탈한다. 부족한 인력은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해 돌려막는다.
인천공항은 특히 심각하다. ‘새벽까지 일하고 몇 시간 뒤 다시 출근해야 하는’ 살인적인 연속 야간노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에만 20~30대 노동자가 과로와 사고로 잇달아 숨졌다. 3월과 4월엔 자회사 직원 두 명이 뇌출혈로 쓰러졌고, 8월엔 야간근무 후 복귀 중이던 노동자가 차량 사고로 사망했다. 인천공항에서만 5개월 동안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파업은 죽음의 공항을 멈추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또한 모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차별을 끝내기 위한 투쟁이다. 노동자가 안전하지 못한 곳에 시민의 안전도 없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와 대통령실, 국토교통위 등과 면담했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인천공항공사와 첫 공식 교섭을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전국 14개 공항의 자회사 노동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다시 나선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비정규직 정책, 윤석열 정부의 악랄한 분열 조장과 탄압, 이재명 정부의 노동자를 위하는 척만 하는 시늉 속에 노동자 권리와 항공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뿐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1호(2025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