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복직 투쟁을 지지하며
{어느 서울 청년노동자가 LG트윈타워 투쟁에 연대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점과 제안하고자 하는 내용을 독자투고로 정리해서 보내주셨다. LG트윈타워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동자가 관심을 갖고, 지지연대하길 바란다.(편집자)}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LG트윈타워에서 농성하며 투쟁 중이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왜 지금 투쟁하고 있는지, 노동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단계 하청 구조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을 10년 동안 고용했던 용역 하청업체는 지수INC다. 지수INC는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인 구훤미, 구미정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중간 하청업체는 S&I코퍼레이션인데, 이는 LG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LG 자회사다.
민주노조 파괴하려는 해고 책동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2019년 10월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에 가입해 LG트윈타워 분회를 결성했다.
청소노동자들은 2020년 10월부터 천막농성을 하며 임금인상, 처우개선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11월 30일 LG트윈타워 건물 관리 업체인 S&I 코퍼레이션이 용역업체인 지수INC와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에게 해고 통보를 했고 12월 31일에 해고했다. 시설직 부분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노조를 결성한 미화직 부분만 계약을 해지했다.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위로금을 200~300만원씩 주겠다면서(위로금도 노동자들마다 다 다르게 책정했다) ‘사직서’를 쓰라고 회유하기도 했다. 사실상 노조 파괴용 해고인 셈이다.
청소노동자 30여 명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2020년 12월 16일부터 농성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LG가 고용승계에 책임을 지고 대화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교활한 착취, 악랄한 탄압
해고 통보 이전에 사측은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으로 월급 169만 9,000원만 줬다. 그러면서도 평일에는 휴게시간을 30분 더 책정해 일주일에 2.5시간의 근무시간을 깎고 격주에 한 번식 토요근무를 시켰다. 휴일에도 무급으로 왁스 청소까지 시키는 등 노동력을 착취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하자, S&I 코퍼레이션은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새해부터 청소노동자 투쟁 현장에 연대 대오가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다.
회사 건물에 들어가려면 LG사원증을 내밀어 인증받아야 했다. 청소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LG트윈타워 로비에 들어간 사람은 을지로위원회 여당의원,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등밖에 없었다. 즉, 국회의원이 아닌 연대 단위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지 못하게 하려고, LG 사측은 문 4개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용역깡패들은 입에 담지 못할 말로 연대 대오를 조롱하기도 한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는 새해 초부터 농성을 저지하려고 난방 전기도 끊고 도시락을 뭉개고 초코파이까지 빼앗아갔다. “밥은 나가서 먹되,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LG트윈타워 투쟁 기사나 유튜브 영상이 올라오면 악플을 다는 행위도 포착됐다.
사회적 지탄을 받자, 2021년 1월 8일 지수INC는 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회사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또한 S&I 코퍼레이션 측은 청소 노동자들이 LG트윈타워 로비에서 취침하는 것,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구호나 주장을 하거나 현수막, 대자보, 피켓 등을 설치하고 배포하는 시위 행위를 금지시켜달라고 2020년 12월 17일에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이를 어길 때마다 노동자 1명이 2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1년 1월 19일에 LG트윈타워 로비에서 이루어지는 취침과 심야농성은 20시부터 다음날 08시까지는 금지했으나 08시~20시까지의 공공운수노조 피케팅, 구호 제창, 선전활동 등 쟁의행위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S&I 코퍼레이션 측은 가처분 기각 판결을 받은 이후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에 청소노동자들의 취침 도구는 반납하되,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건물 로비 내 투쟁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가처분 결과에 대해선 즉시 항고했다.
S&I 코퍼레이션 측이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항고했다는 것은 청소노동자들을 계속 탄압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① 주변 노동자에게 알리기: 현장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 LG 자본의 노조 파괴 책동과 그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릴 필요가 있다. SNS가 있다면 카톡, 페북, 인스타, 트위터 등에 LG 트윈타워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거나 LG불매의사를 표현하는 그림을 프로필 사진이나 배경화면으로 해도 좋다.
② 한끼연대 동참 : 현재 4,000명 정도가 청소 노동자들에게 밥값을 후원하고 있다. 이런 후원도 좋은 방안이다. 우리은행(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1005-402-562730으로 5,500원을 입금하면 된다.
③ 후원물품 보내주기 : 생필품을 천막농성장에 직접 보내주거나 다음 주소로 보내도 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28 LG트윈타워 동관 앞 청소농성장, 박소영 분회장>
④ 파업농성장 지지방문 : 청소노동자분들이 복직할 때까지 건물 로비 1층에 지지방문을 한다.
⑤ LG 제품 불매운동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
노동자들의 집단적 실천이 소비자 개인들의 불매운동보다 더 중요하다. 따라서 현장노동자들에게 LG트윈타워 투쟁을 알리고, 함께 밥값을 후원하거나 후원물품을 보내고 지지방문을 같이 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민주노조를 파괴하려고 노동자들을 집단으로 해고하는 LG자본을 규탄한다는 의사 표시로서 불매운동에 동참할 수 있지만, 노동자운동이 아닌 소비자운동인 불매운동은 부차적이고 제한적인 캠페인이다.
가장 좋은 투쟁의 방법은 노동자들의 집단적 실천이자 투쟁이다.
마지막으로
이 추운 날씨에 노조를 탄압하는 사측에 맞서서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이 복직할 때까지 계속 함께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피눈물 흘리는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즉 노동해방 세상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2021년 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