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가 왜 자꾸 죽어야 하는가
택배노동자 사망 보도가 올해에만 벌써 15번째다. 11번째 사망자는 유서에서 생활고를 호소했다. "세금 등 이것저것 빼면 200만 원도 못 번다." 하루에 16시간씩 일하지만 터무니없는 저소득이다. 그가 일했던 로젠택배에서는 처음 계약을 맺을 때 300~500만 원의 보증금을 받고,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일을 그만두면 보증금에 더해 위약금 천만 원까지 택배노동자로부터 갈취했다.
처음 택배기사로 진입하려면 관행에 따라 천만 원이 넘는 권리금을 내며, 차량구입비에 보증금까지 내려면 보통 빚을 지고 시작한다. 몸은 몸대로 망가지는데 빚 갚기도 벅찬 기형적인 구조 탓에 택배노동자들은 21세기판 노예노동을 강요받는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2호 2면(2020년 1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