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을 살짝만 봐도 자본주의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조사 결과, 쿠팡 퀵플렉스 기사들은 하루 평균 11.1시간 일하고 휴식시간은 단 22.6분이다. 54%가 주 7일 연속 근무를 경험했고, 78%는 명절에도 배송을 강요당했다. 극단적 노동착취의 전형이다.
프레시백을 회수해 씻은 후 반납하는 데 1시간이 걸리는데 보상은 116원, 즉 시간당 최저임금(1만 30원)의 1.2%밖에 안 된다. 분류작업도 마찬가지다. 88.9%의 노동자가 평균 3.16시간씩 통소분[구역별 분류작업을 뜻하는 택배업 용어]을 직접 수행한다. 2021년 사회적 합의로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는 것 등을 결정했지만, 쿠팡은 이 합의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쿠팡은 인력을 최대한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탐욕스런 자본의 화신이다.
올해 추석 직전 40대 쿠팡 노동자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주 60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지난 3년간 쿠팡 산재는 7,000건에 달한다. 하루 배송 건수는 388건으로 8.1% 증가했지만, 월평균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일은 더 많이 하는데 돈은 덜 받는다.
쿠팡은 노동조건 개선 대신, 올해 5월 이후 고용부 공무원 8명, 공정위·산업부 관료, 검찰 수사관을 대거 영입했다. 국정감사에서 부장검사가 양심선언했다. 쿠팡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누락시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자본은 이렇게 국가기구를 포섭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다.
쿠팡은 2024년 매출 41조 원, 영업이익 6,023억 원을 기록했다. 이 이윤은 노동자의 무상 노동과 생명을 갉아먹는 과로에서 나왔다. 택배노조는 통소분 인력 투입, 다회전 배송[하루에 여러 번(회차) 배송을 반복하는 시스템] 폐지, 심야시간 배송 금지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자본은 절대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다. 노동자를 갈아넣는 자본의 ‘로켓 착취’는 오직 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만 끝장낼 수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1호(2025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