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걸어나갈 일 없다”며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200여 명이 2월 10일 대한통운 본사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두 달 가까이 파업했지만 사측이 대화조차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롯데택배, 한진택배, 우체국택배 노동자들까지 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택배 노사가 작년에 체결한 ‘사회적 합의’는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1월 24일 현장을 점검하고 나서 “합의 이행상황 양호” 운운했다. 이것은 기만이다.
사회적 합의의 주된 내용은 노동 시간에 잡히지도 않는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들이 안 해도 되도록 별도 인력을 둔다는 것이다. 택배노조는 정부가 점검에 나선 지역 25개소 중 72%의 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배사들은 정부 점검에 걸리지 않을 정도만 분류작업 인원을 채용했고 여전히 택배노동자들은 원래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분류작업을 해야 한다.
CJ 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하다며 택배요금 건당 170원을 인상했지만 170원 중 51원만 실제로 택배노동자를 위해 쓰고 있다. 사회적 합의라는 포장지는 아름답지만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7호(서울판)(2022년 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