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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고통을 구워내는 파리바게트


  • 2025-02-23
  • 176 회

파리바게트 빵집의 수많은 빵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파리바게트는 날마다 공장에서 생지를 만든다. 그걸 화물노동자들이 전국 3,400여 개 매장으로 새벽 배송한다. 그럼 각 매장에선 5천여 명의 제빵기사들이 빵을 구워 판다. 쉴 새 없는 수많은 노동을 통해 우리는 손쉽게 빵을 사먹을 수 있다. 샤니, 삼립에서 시작한 SPC그룹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빚은 등으로 문어발 확장을 하며 상반기에만 매출을 1조 원 넘게 올린 식품 유통회사 1위 기업이다. 

 

가맹점이 늘수록 화물노동자들의 배송물량도 거의 2배로 늘었지만, 지난 10년간 임금은 동결됐다. 교섭을 통해 배송기사 충원을 약속받았지만, 사측은 번번이 약속을 파기하거나 미뤘다. 참다못한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한 달 가까이 파업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들은 걸핏하면 방역지침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연행했고, 사측은 언론플레이로 노노갈등을 부추기며, 가족에게는 계약해지와 손해배상을 협박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SPC의 노조탄압은 처음이 아니다.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꼼수를 동원해 과태료를 피해갔다. 한국노총을 키워 복수노조를 악용했으며, 관리자들을 시켜 민주노총 조합원을 탈퇴시키면 1인당 5만 원까지 지급하는 짓을 벌여 몇달 만에 400여 명을 탈퇴시키기도 했다. SPC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쥐어짜고, 노조를 탄압해서 만든 빵을 맛있게 먹기는 글렀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3호, 2021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