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지난달 24일간 파업한 다음 3월 10일 다시 파업해 2~3일간 굳건한 파업 대오를 유지했다. 이들의 요구는 직접고용과 십수 년간 강요된 처참한 노동조건의 개선이다. 고객센터는 2006년에 외주화됐지만 건강보험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15년을 다녀도 최저임금이고, 1분도 못 쉬고 통화 종료 후 2초 만에 다음 콜을 받는다.
연차 제한도 상상을 초월한다. 전염병으로 어린이집을 못 가는 자녀를 돌보기 위한 연차 신청도 거부해 그 자녀를 데리고 출근해 책상 아래에 두고 전화를 받게 할 정도다. 이런 구조를 바꾸려면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정규직화 약속을 파기해 왔다. 오히려 ‘공정’ 논리를 앞세워 노-노 갈등을 부추기며 정규직에게는 호봉제 폐지와 구조조정 등을 주문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위험하다. 정규직 노조 새 집행부의 ‘고객센터 직접고용 반대’는 이후 정규직의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 싸울 때 부정적인 여론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건보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지지하자.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6호, 2021년 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