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의 물가폭등-식대인상 요구 피케팅.(사진 출처_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증가하며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식대를 포함한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외식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한 끼 식사에 1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점심값이 너무 비싸서 사 먹을 수 없으니 영양면에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성비만을 따져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편의점 도시락조차 먹기 어렵다. 새벽부터 출근해 일하니 현장에서 아침밥과 점심밥 두 끼를 먹어야 하는데 한 달 식대가 12만 원이라 한 끼를 2,790원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찬 가짓수가 줄어든 도시락을 싸 오거나 컵라면, 밥과 참치 한 캔, 밥과 김치 등으로 점심 끼니를 때우고 있다. 현재의 식대로는 편의점 도시락은 반만 먹어야 하고 김밥 한 줄도 먹을 수 없다. 6,500원 정도 하는 대학 학생 식당 이용이나 더욱 비싸진 과일 간식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이처럼 청소노동자들이 새벽부터 고되게 일하고 먹는 밥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14개의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17개 용역회사와 집단 교섭을 하며 시급 270원, 식대 2만 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용역업체 측이 시급 50원만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교섭이 결렬됐다. 식대 2만 원 인상이 청소노동자들의 따뜻한 밥 한 끼를 온전히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청인 대학을 상대로 청소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투쟁하면 식대 인상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을 법인의 이윤추구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노동자의 밥상마저도 착취하는 이 사회를 바꿀 힘을 기를 수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3호, 2024년 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