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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해고 없는 정규직 전환” 내건 건강보험 고객센터 파업


  • 2025-03-05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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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건강보험 고객센터 파업노동자 집회(출처_페이스북)

 

‘소속기관 정규직화’라는 2년 전의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한 지 벌써 60일가량 됐다. 지부장이 본사 앞에서 35일간 단식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조합원들이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고객센터 노동자 100여 명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용산에서 건강보험공단 본사가 있는 강원도 원주까지 도보 행진도 진행했다.


사실 2년 전 합의도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소속기관으로라도 신분이 전환되면 고용이 안정돼, 노동조건 개선 투쟁을 다시 벌일 여지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지난 2년간 공단 측은 소속기관 전환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노동자들을 분통 터지게 하는 전환 방식안을 최근에 내놓았다. 2019년 2월 이후 입사자들(약 700명)을 공개경쟁채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경력이 4년 넘는 상담원들을 사실상 무자격자 취급하고, 일부를 해고하려 하기에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할 수밖에 없었다. 


파업노동자들이 “해고 없는 정규직 전환”을 내걸고 정당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같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건강보험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파업 때 직접고용을 반대하더니, 이번에 또 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를 상대로 ‘자제’ 운운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해롭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 때문에 임금인상이 억제당하고 있고, 직무성과급제 도입 압박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맞서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해야 한다. 노동자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해서 각개격파하는 것은 자본가들과 정부의 오랜 지배전술이다. 노동자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뭉쳐야 함께 승리할 수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9호, 2023년 12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