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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마르크스
현장
 

추석 연휴, 1544-7788 철도고객센터 업무가 멈췄다


  • 2025-02-23
  • 158 회

철도고객센터 상담사로 십수 년을 일하면서 명절 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지만, 올 추석은 모든 상담사가 쉬었다. 사측의 폭력적인 입장에 맞서 휴일 근무를 거부해 철도고객센터 업무가 멈췄다. 상담사가 하던 전화 상담 업무는 꽁꽁 숨겨 놓았던 전국 역의 전화번호가 오픈되며 코레일의 역무원들이 하게 되었다.


철도 관련 안내를 하는 철도고객센터는 1년 365일, 06시부터 22시까지 운영한다. 야간에도 비상 당직 상담사가 있다. 근무 형태는 9개 조가 8개의 다른 시간대를 3개월 단위로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휴일은 토, 일요일 개수에 대한 대체휴일을 지정해서 사측이 통보하는데 관공서 공휴일이 중복돼도 휴일을 부여했었다. 예상 콜 인입량에 따라 상담사를 배치하다 보니 휴일은 들쑥날쑥하다. 그러려니 하고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관공서 공휴일은 근무하면 1.5배의 가산 수당을 주는데 일하거나 쉬는 것을 상담사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측은 9월부터 관공서 공휴일과 중복되는 날은 대체휴일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며,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하는 상담사를 강제로 지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것이 사측의 법과 원칙이고, 따르지 않으면 사규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는 근로조건 임의 변경에 해당한다.


사측의 이런 폭력적인 입장에 대해, 불리한 휴일과 근무형태를 그동안 참아왔던 상담사들은 분노했다. 근무 중 식사 시간을 쪼개어 조별로 모여 어떻게 할 것인지 의견을 모았다. “회사가 이렇게 나온다면 우리가 굳이 휴일에 일할 필요 없다.”, “일근도 아닌데 억지로 특수 일근이라고 하면서 불리한 것만 적용하나?”, “지금 똘똘 뭉치지 않으면 무너진다. 옛날로 돌아가는 건 일순간이다.”, “원청에서 나서도록 다 같이 휴일 근무 거부해야 한다.”, “66일 파업도 했는데 휴일 근무 거부 못 할 거 없다.”, “사측은 예전 버릇 못 버리고 다시 폭력을 행사한다. 이게 법과 원칙인가? 우리를 노예로 길들이기 위한 폭력이다.”, “그냥 일근처럼 토, 일요일, 관공서 휴일 다 쉬게 해 주지도 않으면서 우리한테 왜 그러나?” 결국 개별적으로 휴일 근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들을 표현했다.


사측에 전달할 우리의 요구안을 만들었다. 일정한 패턴으로 휴일을 부여하고 관공서 휴일에 일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주요 요구다. 이미 여객과 체크인에는 조일근(특수일근) 제도에 따라 연간 122일이 휴일로 부여되고, 관공서 공휴일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사측에 만나자는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사측은 그들이 정한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답변만 보내왔다. 결국 9월 8일 상담을 멈추고 1층 로비에 모여 2시간 동안 총회를 하며 다시 한 번 휴일 근무 거부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물론 사측이 대화에 응한다면 철회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와 대화하기를 거부했다. 심지어 사장은 9월 8일 고객센터 밖으로 팀장들을 불러내 밥만 먹고 갔다. 이런 행태는 상담사들의 휴일 근무 거부 의지만 더욱 굳어지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른 시간부터 밤늦게까지 다니는 철도의 특성 운운하며 희생만을 강요하고 보상은 하지 않고 대화도 거부하며 징계로 협박하는 사측의 폭력에 맞서 휴일 근무를 거부했다. 이후 교섭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정식 요구안으로 제출할 것이고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을 하려고 한다. 사측의 폭력에 맞선 철도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정당한 투쟁!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

2022년 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