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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철도 집회 특별호] 노동자 밥상 뒤엎고, 재벌 위해 민영화 잔치 벌이겠다?


  • 2025-02-23
  • 1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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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밥상 뒤엎고, 재벌 위해 민영화 잔치 벌이겠다?

<노동자투쟁>(서울) 철도 집회 특별호, 2022년 6월 28일 1면


윤석열 정부가 일부러 코레일에 경영평가 꼴찌(E등급)를 줬다. 코로나에도 승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우리 임금(성과급)을 이렇게 한 방에 엎어버리다니! 처음엔 왜 꼴찌인지 알 수 없어 황당했지만, 이젠 정부가 뭘 노리는지 알 수 있다.


노동자들에게 언제 파티가 있었는가?


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고 했다. 우리에게 언제 파티가 있었는가? 코레일 임금은 공기업 꼴찌 수준이다. 물가는 폭등하는데 정부 통제로 지난해에 임금이 겨우 0.9% 올랐다. 올해도 1.4%를 강요당하고 있다. 성과급 기준을 기본급의 80%로 낮추고, 통상임금 소송분을 인건비에서 지급하라고 한다. 임금도둑질이다. 철도 비정규직은 2-30년 일해도 최저임금만 받으며 온갖 궂은일을 다한다.

4조 2교대는 인력충원 없는 시범실시만 확대해 현장에선 인력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산재사망, 갑질사망도 지속되고 있다. 

코레일 적자는 고속철도를 분리시키고, 코로나로 승객이 줄었는데도 정부가 지원하지 않아 생긴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적자를 핑계로, 우리의 밥상을 엎고, 자본가들을 위해 민영화 잔치판을 벌이려 한다.


이것이 민영화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정부는 인수위 시절 110대 국정과제에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철도차량 정비시장 민간 개방” 등을 담아 강력하고 전면적인 민영화를 예고했다. 국토부장관은 철도 관제권과 유지보수 업무를 국가철도공단으로 이관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이관하면 철도 경쟁체제를 강화해 민영화를 밀어붙이기 쉽기에, 20년 동안 역대 모든 정부가 이런 이관을 호시탐탐 노렸다. 이런데도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없다고?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국토부 관료들은 SRT를 전라선에 투입하려 한다. 수서-광주선 공사가 끝나면 중부내륙선, 남부내륙선, 강릉선 등에서 SRT를 운영하려고 SR은 지난해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정부는 고속철 경쟁체제를 강화해, 코레일 적자가 커지면 이를 빌미로 우리를 대대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철도 노동자 공격은 전체 노동자 공격이다


최근 윤석열은 “경제가 어려울 땐 공공부문이 솔선해 허리띠 졸랐다”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은 7일 이내에 구조조정안을 내라고 코레일에 지시했다. 이렇게 철도노동자들을 때리는 건 전체 노동자에게 경제위기의 고통을 전가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해 ‘주 92시간 근무’까지 가능케 하고, 임피제 판결을 계기로 호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대체하며, 중대재해법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려 한다.

정부의 공격에 제대로 맞서려면 국민의힘, 민주당 같은 지배계급 정당을 조금도 신뢰하지 말아야 하며, 화물연대, 지하철, 자동차·조선 등 산업과 지역을 넘어 모든 노동자와 연대해야 한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맞선 2016년 공공부문 파업의 선두에 서고, 촛불항쟁 초기에 크게 기여했던 역사가 보여주듯 우리에겐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

 

 

물가폭등, 정리해고에 맞서 기차를 멈춘 영국 철도노동자들


영국 철도 노동자들이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단행했다. 6월 21일, 23일, 25일에 이뤄진 이번 파업에는 네트워크 레일과 13개 철도회사에 소속돼 있는 전국철도해상운송노동조합(RMT) 소속 철도노동자 4만 명이 참여했다. 이 파업으로 기차편의 80%가 멈췄고, 나머지 20%도 제대로 운행되지 않았다. 철도 파업 첫날엔 런던 지하철 노동자 1만 명도 24시간 동안 파업했다.

이번 파업의 요구는 임금인상, 해고철회, 노동조건 개악 반대 등이었다. 물가가 10% 넘게 올라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철도노동자들은 7%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이조차 거부하고 단지 3% 인상만 주장했다. 그리고 재국영화 회사인 네트워크 레일은 ‘개혁과 현대화’라는 미명 아래 최대 2500명을 정리해고하려 해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노동자 없이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철도 노동자들은 사실상 전체 영국 노동자계급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 폭등에 맞선 임금인상, 해고 철회, 노동조건 개악 반대는 모든 노동자의 요구이고, 사회를 후퇴시키려는 영국 정부의 반동적 조치에 맨 앞에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선 보안요원들이 파업해 출발편 항공이 모두 취소됐다.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직원들은 7월 1일부터 파업할 예정이다.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스페인 승무원들도 최소 40%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겠다고 선포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자본가들의 이윤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이제는 이윤을 줄여서 노동자들의 일자리, 생활임금, 공공서비스를 보장하라고 주장할 때다.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철도 집회 특별호 2면, 2022년 6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