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소송에서 이겨 11월부터 공장으로 복직했다. 비정규직지회를 만든 지 이십 년, 소송을 시작한 지 십 년 만이다. 노조를 만들고, 고공농성, 파업 등 안 해본 투쟁이 없이 치열하게 싸웠다. 공장에서 일한 세월, 투쟁한 세월, 법원 판결을 기다린 세월을 생각하면 “청춘을 다 바쳤다”는 표현이 그저 말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 배성도 비대위원장은 투쟁승리 보고대회에서 “처음 노조에 가입했을 때 정규직이 되는 것이 목표였지 비정규직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불법파견 투쟁을 하면서 왜 비정규직 철폐를 해야 하는지, 노동조합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정규직이 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제외된 2, 3차 하청 노동자 문제, 대법원 판결 이전에 사측이 발탁채용 꼼수로 가로챈 체불임금과 근속 문제, 군산공장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공장을 폐쇄해온 지엠에 맞서 일자리를 지켜내고, ‘골병들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등이 있다. 나아가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모든 노동자에 대한 노동착취를 강화하고, 강대국간 전쟁에 동참하려는 지배자들에 근본적으로 맞서야 하는 과제도 있다.
모든 노동자의 처지는 서로 연결돼 있고, 단결해 싸울 때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선배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체득한 소중한 교훈이다. 다시 투지를 다져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0호, 2024년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