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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투쟁, 이제 시작이다


  • 2025-03-05
  • 189 회


6월 7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노동자들이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집단 연차를 사용해 하루 파업을 벌였다. 


삼성자본은 창사 이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다 2020년 뇌물과 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로 궁지에 몰린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무노조 원칙 포기를 선언했다.


그런데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결정을 통보하며 노조를 무력화하려고 하는 등 무노조 원칙 포기가 위선임을 드러냈다. 노동자들은 성과급도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아니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이자 비용, 주주 배당금까지 빼고 이익이 나면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EVA는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 무엇보다 자본가들의 이익만 우선시하고 노동자들의 이익은 무시하는 것이다. 2023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6조 원인데 EVA를 빼면 약 –30조 원이라 반도체 부문 노동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복잡한 계산 속에 숨겨진 착취로 노동자들의 임금은 줄어든 반면 전임 경영진은 인공지능(AI) 필수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소홀히 하고도 100억 원대 퇴직금을 받아 갔다. 


삼성자본의 노조 무시, 착취와 기만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전삼노에 가입했고, 단기간에 조합원이 5천 명에서 2만 8,500명으로 늘어나 하루 연차 파업을 할 정도의 힘을 길렀다. 


이 파업에 대해 자본가 언론은 억대 연봉 노동자의 이기주의라고 호도하는데, 이는 고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를 대비시키는 전형적인 갈라치기다. 파업 효과가 없었다고 연신 떠들며 투쟁을 깎아내리려고도 한다. 하지만 집단행동에 놀란 사측이 먼저 중노위를 통한 사후 조정을 제안했으니 파업 효과는 확실했다.


삼성자본으로부터 탄압받고 착취당하던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모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모든 노동자와 연대하며 당당하게 전진하기를 바란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5호, 2024년 6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