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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45호


  • 2026-06-18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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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


34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 옆으로 뻥 뚫린 검수고에서 일하는 건 죽을 맛이다. 차가 들어오면 KTX의 에어컨 실외기 열기로 더 푹푹 찐다. 환풍도 잘 안 된다. 이런 한증막에서 계속 일하면 누군가는 진짜 쓰러질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노측의 요구에 따라 올해 검수고 지붕에 대형환풍기 같은 걸 40개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설치 마치고 효과 보려면 2-3개월은 걸릴 듯하다. 어쨌든 기술도 있고, 돈도 있다. 하지만 “안전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겠다”고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강하게 낼 때만 그 기술과 돈을 노동자들을 위해 쓸 수 있다.


■ 고속철 통합 계기로 철도요금 인상?


코레일 사측이 국민에게 고속철 통합의 순기능을 알리는 한편, ‘적자’를 구실로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세세히 알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철도노동자들이 수차례 강조해온 고속철 통합의 순기능 중 하나가 ‘요금 인하’ 아니었나? 그리고 철도 적자의 주요 책임은 정부가 철산법조차 어기고 약 2조 원의 공익서비스비용(PSO)을 보상하지 않은 것에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PSO를 제대로 보상하라고 요구해야 하지 않나? 또한 산간벽지를 운행하며 ‘서민의 발’ 역할을 하며 발생한 적자는 ‘착한 적자’다. 이런 적자는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 요금인상으로 노동자 민중에게 떠넘길 문제가 아니다.


■ 좋은 게 좋은 거?


퇴근 10분을 남겨놓고 갑자기 새로운 기차를 청소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항의가 나올 수밖에! 시간외 노동은 수당을 지급하며, 각자 선택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런데 테크 사측은 이런 기준도 없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며 넘어가려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니다. 공짜노동은 사측에겐 ‘좋은 일’이지만 우리에겐 ‘안 좋은 일’이다. 우리는 자원봉사하러 온 게 아니라 임금을 받고 일하러 왔다.

"급한 사정이 있으니 월급을 조금만 더 달라"고 하면 사측이 들어주겠는가? 그렇다면 노동력을 공짜로 더 내놓으라는 사측의 요구를 우리도 수용할 수 없지 않겠는가?


■ 일이 늘수록 몸이 망가진다


요새 날씨도 무척 덥지만, 차가 계속 늘어나 우리 KTX 청소노동자들은 피로를 많이 느낀다. 그전엔 점심 먹고 안 누웠는데 이제는 누워 자는 동료도 있다. 오전에 차가 계속 몰려들어와 몸이 너무 힘드니 식욕까지 떨어지고, 그럴수록 몸이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도 생긴다. 몸이 망가지지 않으려면, 차가 많이 늘어난 만큼 인력도 많이 늘리라고 함께 외쳐야 하지 않을까?


■ 또다시 효율화? 반복되는 철도 자회사 통폐합


국토부는 철도 자회사 5개를 3개(네트웍스/관광개발+유통/로지스+테크)로 재편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자회사는 이미 철도공사 출범 이후 15개에서 9개, 다시 5개로 통합된 바 있다. 그때마다 정부는 ‘효율화’를 내세웠지만, 또다시 비효율을 이유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번 통합안 역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자회사 숫자가 아니라 외주화 구조 자체에 있다. 이 구조를 유지하는 한 열악한 노동조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자회사라도 더 이상 쪼개지 말고 하나로 통합하고, 직접고용으로 나아가는 분명한 로드맵부터 마련해야 한다.


■ 이익은 자본이, 책임은 사회가


GTX-A 삼성역 공사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설계도면엔 주철근을 2열로 배치하도록 돼 있었지만 실제론 1열만 시공됐다. 수많은 승객이 이용할 시설에서 이런 부실시공이 벌어졌고, 철근 누락을 알고도 공사는 수개월 계속됐다. 이번 사태는 민간투자사업의 민낯을 보여준다. 수익성 높은 구간은 민간자본이 맡고, 수익성 낮은 구간은 국가재정으로 건설한다. 국가 구간 개통이 늦어지면 민간사업자에게 손실보전금까지 지급한다. 결국 안전보다 일정과 수익을 우선시하는 구조다. 예산 아끼려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였다는 말은 거짓이다. 이익은 자본이 챙기고, 위험과 책임은 사회가 떠안고 있다.


■ 자회사화, 민영화에 맞선 프랑스 철도 파업


6월 10일, 프랑스 철도노동자 수만 명이 파업했다. 정부가 14만 5천 명의 철도 노동자를 수많은 자회사로 뿔뿔이 흩어놓아 단결력을 파괴하고, 노동조건과 임금을 떨어뜨리려 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측의 잇따른 구조조정(자회사화, 강제전보 등) 때문에 프랑스국영철도(SNCF) 노동자 3인 중 1인이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앓고 있고, 병가와 산재도 늘고 있다고 한다. 4개 노조가 함께한 6월 10일 파업은 직종과 소속을 넘어 노동자들이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프랑스 철도노동자들이 승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