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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41호


  • 2026-04-23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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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나 도움 안 되는 안전지도사


지난 1월 부전역에서 본사 안전지도사가 수송원이 입환기관차를 유도하지 않았다며 경위서를 받아갔다. 그러나 해당 기관차는 뒤에 차량을 달지 않은 단행기관차로 구내운전 중이었다. 구내운전은 수송원이 유도하지 않는다. 이를 모른 채 경위서를 받아간 것이다.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지적 내용을 바꿨는데, 또 잘못된 지적이었다. 이에 전국 운수지부는 릴레이 1인 시위 등 투쟁에 나섰다.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감시와 지적질만 하는 안전지도사는 안전에 아무 도움도 안 된다. 오히려 없는 게 더 낫다.


■ 서교공 차량정비 노동자 혈액암 11명, 코레일은?


서교공 차량 직군 전·현직 노동자 중 혈액암 발병자는 기존 6명 외에 5명 더 있었다. 병명은 백혈병과 림프종인데, 여러 차량기지에서 계속 발생해 왔다. 차량 정비공장 화학제품 169개 중 16개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이 0.01% 이상 나왔다. 혈액암 산재신청자 6명 중 4명은 승인받았고, 2011년 이전에 중정비 일을 했던 노동자들은 ‘벤젠에 확실히 노출됐다’고 서교공은 기록했다(매일노동뉴스 4월 21일). 서교공 혈액암은 남의 일이 아니다. 코레일 차량정비 노동자 관련 조사, 산재 상황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 비행기 조종실엔 왜 감시카메라가 없을까?


미국 교통안전위(NTSB)는 1990년부터 조종실에 감시카메라를 달아야 한다고 계속 제기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다음의 이유들로 36년간 계속 반대하며 감시카메라 설치 의무화를 막아왔다. 블랙박스가 이미 수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음성기록장치(CVR)를 도입할 때, ‘사고 조사’에만 사용하고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1988년 델타항공 1141편 이륙 사고 때 조종실 음성기록이 저녁 뉴스에 방영돼 버렸다(이 음성기록은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조종실에서 잡담했다고 해고한 사례도 있다. 감시카메라는 사후 비난 도구일 뿐 사고 예방 수단이 아니다.


■ 훈계는 필요없다


최근 대청소 과정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이후 테크 사측이 교육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안전모 잘 써라"는 식의 말뿐이었다. 사고 원인과 작업환경 개선 대책은 없고, 노동자에게 주의만 주는 훈계에 그쳤다. 훈장님처럼 훈계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물론 안전에도 아무 도움이 안 된다.


■ 우리 의견을 고려하게 만들려면


테크 사측이 현장노동자 의견도 묻지 않고 검수고 의자를 치워버렸다. 동료들은 사비로 간이 의자를 사서 쓰고 있다. 결국 의자를 쓰는 상황은 똑같다. 십수 년 동안 잘 쓰던 의자만 치워버린 꼴이다.

사측은 늘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 의견은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가 뭉쳐 일을 멈출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래서 우리 없이는 사측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 언제, 어떻게?


테크 사측은 검수고 의자를 치운 뒤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자, 휴게실과 검수고 사이 벽을 뚫어 휴게실로 빠르게 갈 수 있게 하겠다는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렇게 말만 하고 또 시간만 흘려보내는 거 아닌가?


■ 철도 청소일은 같지만 식대는 달라?


철도에서 청소하는 노동자가 전국에 수천 명이다. 철도 청소일은 같지만, 식대까지 같은 건 아니다. 코레일테크 청소노동자 식대는 고작 14만 원이다. 그런데 철도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식대는 20만 원이다. 왜? 고객센터 청소노동자들은 코레일네트웍스(코네) 소속이라, 지난겨울 코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식대가 20만 원으로 올랐다. 그렇다면 테크 청소노동자 식대도 최소 20만 원으로 올라야 하지 않겠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 걸 생각하면, 사실 20만 원으로도 부족하다.


■ 노동자는 하나다


이재명 정부가 상시지속·안전업무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초기에 코레일 자회사의 중복, 안전업무 등을 직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공공기관 직고용 문제로 퍼질 것을 우려한 듯하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도 비슷했다. 철도에서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화하면, 다른 공공부문으로 퍼질까봐 전체 철도 비정규직의 약 90%를 배제했다. 결국 정부가 노동자들한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대로 머물 건지 아니면 크게 단결해 처지를 바꿀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