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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20호


  • 2025-07-03
  • 1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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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자! 6.28 철도노동자 대회로

 

어쩌면 사측과 정부는 올해 상황을 맘 편하게 낙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 정부 출범한 지 반년 만에 무슨 투쟁을 하겠어?", "투쟁하는 시늉만 하다 말겠지!" 그러나 고속철 통합이든 총인건비든, 성과급 기준 정상화든 올해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철도노동자의 역사를 보더라도 제대로 싸워야 제대로 얻어낼 수 있다는 게 분명하다. 6.28 철도노동자 대회에 적극 참가해 서로의 결의를 북돋아주자. 그리고 하반기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하자.

 

철도 통합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

 

여기 고양차량 기지 건물들은 지은 지 20년이 지나서 비가 많이 오면 곳곳에서 물이 샌다. 바닥이 미끄러우면 일하다 다칠 수 있다. 그래서 보수공사를 하긴 하지만 그조차도 코레일이 맘대로 할 순 없다. 경정비동은 코레일 소유지만, 중정비동은 철도공단 소유인 희한한 구조 때문이다. 철도공단 소유일 땐 LED 등 하나 교체하는 것도 힘들다. 정부 관료들은 철도를 자꾸 쪼개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자들을 실컷 부려먹고 싶겠지만, 노동자들에겐 그걸 언제까지나 가만히 참고 견딜 이유가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한 꼼수

 

채용형 인턴으로 입사한 신규 직원들은 인턴 기간 동안 성과급이나 명절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예전엔 채용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코레일 사측은 몇 년 전부터 채용형 인턴 제도를 확대하면서 이제는 모든 신입사원을 채용형 인턴으로 선발하고 있다. 과거 정규직 신규채용 및 수습과정과 거의 동일하게 운영하면서도 채용형 인턴제도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에 만연한 이 꼼수에 대해, 오죽하면 보수적인 법원에서조차 위법한 차별이라고 판결했겠는가.

 

삭감된 임금을 되돌릴 때

 

지난 수년간 임금인상률이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이 줄었다. 그 결과 여행, 취미, 외식 등 일상의 여유도 줄고, 결혼과 자녀 양육도 점점 더 어려워졌다. 철도를 비롯해 사회의 모든 서비스를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잃어버린 임금을 되찾으려면 올해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버스 노동자들이 선두에 섰다. 부산에서 파업으로 정기상여금 등을 전액기본급에 포함시켜 10.48% 인상했고, 울산에서도 10.18% 인상을 쟁취했다. 이는 단순한 임금 인상이 아니라, 우리가 빼앗겨온 삶의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다.

 

부당징계 재심

 

625()에 부곡 기관차 부당징계 재심이 열린다. 지난해 12월 금정역 선로전환기 할출 사고가 왜 발생했는가? 당시에 입환신호기는 꺼져 있었고, 정지표지 등 기본 안전설비조차 없었다. 사측은 해당 사업에 대한 적절한 교육자료도 제공하지 않은 채 신규 기관사들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이런 모든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1개월 직위해제, 형사처벌 송치, 과태료 부과, 면허 행정처분으로도 모자라 1심에서 중징계(정직)’까지 의결해 기관사들의 분노를 샀다. 이런 분노 앞에서 사측이 어떤 재심 결정을 내놓는지 지켜보자.

 

찜통 속에서 일하고 있다

 

찜통 더위가 시작됐다.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며, 검수고 안은 너무 습하고 뜨겁다. 우리도 힘들지만, 특히 오물 청소하는 동료들은 말 그대로 생지옥이다. 양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KTX의 뜨거운 열기, 무거운 호스를 들고 똥오줌을 퍼내며 줄줄 흘리는 땀, 게다가 일이 바빠 정수기 물 먹으러 갈 시간조차 없다. 냉방 조끼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테크 사측은 아무런 대책도 없다. 이렇게 우리는 찜통 속에서 일하고 있다!

 

주간 일용직 0!

 

5월엔 주간조에 일용직이 4명 있었다. 그런데 이번 달엔 0명이다! 공무직 빈자리도 몇 달째 그대로인데, 일용직마저 빠지면서 일손은 더 부족해졌다. 찜통더위 속에서 일은 더 고되고, 지칠 대로 지친 동료들은 점점 날카로워진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는다. 하지만 이건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테크 사측이 제때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우리의 노동조건이 후퇴한 결과다. 이것이 우리의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

 

62,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김충현이 공작기계에 끼여 숨졌다. 6년 전 같은 발전소에서 김용균이 사망했지만, 나아진 게 하나도 없었다. 21조 근무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단계 하청구조, 죽음의 외주화도 그대로였다.

김충현 대책위와 한전KPS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이 19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숙농성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한 노동자 투쟁은 멈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