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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13호


  • 2025-03-30
  • 2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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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37() 오후 2시에 영등포역 뒤편 코레일 수도권 서부본부 단지 안에서 정석현, 윤원모 동지 추모비 제막식이 열렸다. 유가족과 현장 동료, 철도노조 간부, 사측 관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치러졌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유족들이 서럽게 우시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가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헌화하고 묵념한 유족들도 있었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죽은 노동자들은 되살아올 수 없다. 누구도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부업 권하는 코레일?

부업을 고민하는 코레일 노동자들이 없지 않다. 정부는 임금인상을 계속 억제하고, 물가는 많이 올랐으며, 가족이 있으면 생계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론 부업을 할 수 없다. 본업에 충실하란 의미다.

그런데 본업에 충실하게 하려면, 괜찮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임금을 많이 올려야 한다. 공기업 꼴찌 연봉이고, 월급 오를 희망이 안 보여 신입사원 이직도 많지 않은가? 코레일은 부업을 공식적으론 금지하고, 실제론 계속 권할 건가?

 

왜 책임을 현장에 다 떠넘기냐?

지금 서울역에선 매일 오전 11시부터 감봉 3개월에 맞선 서울시설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20241030일 문산-도라산간에서 발생토사 처리작업을 하던 중 전차선 트립사고가 났는데, 사측이 모든 책임을 현장 선임시설관리장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원래 해왔던 일이 아니라 서울본부가 요구한 일을 성실히 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업무 지시자는 구두 경고에 그치고, 업무 수행자는 감봉 처벌을 했다. 이에 항의해 서울본부 선임시설관리장 30명 전원이 자격직 포기서를 제출했고, 시설관리장들도 임명직 포기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독단적 징계에 맞선 집단적 저항을 지지하자.

 

특전사 병력 182명 투입

작년 비상계엄 직후 진행된 철도파업에 정부는 특전사 병력 182명을 통제관, 기관사, 전철 차장으로 투입했다. 여기에는 특전사 707특임단 대테러작전관(원사)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국회에서 지난달 21일 열린 윤석열 내란 국조특위를 통해 밝혀졌다.

노동자들의 파업에 군인을 투입한 것도 모자라 왜 대테러작전관까지 투입한 건가? 저들의 눈엔 노동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며 파업하는 게 군대로 진압해야 할 테러처럼 보이나 보다.

 

사고의 핵심 원인, 인력부족!

야간조에서 넘어짐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엔 비품조 동료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어깨를 다쳤다. 왜 사고가 계속 나냐고? 작년 퇴직자도 제대로 충원 안 하고, 올해 1, 2월 퇴사자와 병가, 산재로 인원이 더 빠졌다. 이렇게 인원은 부족한데 일은 많아 바쁘게 일하다 보니 사고가 계속 날 수밖에!

 

자전거 타지 말라고?

자전거 사고가 나자 테크 사측은 자전거 타지 마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댄다. 저들도 사실 자전거 없이는 KTX 청소 업무를 다 해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알고 있다. 사측이 업무를 줄이지 않으면서 사고 날 때만 자전거 타지 마라라고 말하는 건 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헛소리라는 걸 말이다.

 

안전은 말로 지키는 게 아니다

여기서 일하다 보면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직종마다 일하는 건 달라도 상황은 다 비슷하다. 정부와 사측은 임금은 계속 깎으려 하고 인력도 안 주려고 한다.

안전을 말로만얘기하는 것도 똑같다. 그러나 안전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하는 거다. 안전을 위한 기술도, 돈도 다 있다. 문제는 정부와 사측이 우리의 안전에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