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는 0.9% 임금인상? 임금반납?
정부가 제시한 올해 공무원, 철도 같은 공공기관의 임금 가이드라인은 0.9%다. 작년 2.8%보다 훨씬 낮고 호봉승급분(약 1.3%)보다 낮다. 그럼 임금을 반납해야 해? 집값은 뛰고, 집 없는 노동자는 월세 부담도 큰데 ‘빚투’(빚내서 투자)라도 하라는 건가?
코레일테크, 코레일네트웍스 같은 저임금 공공기관의 올해 임금 가이드라인도 1.9%로 작년 4.3%보다 많이 낮다. 임금 가이드라인은 노동자 생존권 옥죄는 가두리라인이다.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 철도, 공공부문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크게 단결하면 가두리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 노동강도 강화를 막으려면
정년퇴직자들이 나가면 그 숫자만큼 신입사원을 충원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자기 일도 계속하면서, 신입사원에게 현장업무도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과부하를 막으려면, 현장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노동자들과 소통하면서 업무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경영진이나 상급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잘 알지도 못하고 잘 배려하지도 않는다. 결국 노동자 권리는 스스로 얼마나 뭉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 코레일네트웍스 파업 – 아직 이기지 못했을 뿐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 1000여 명이 66일간 파업한 뒤 1월 15일에 현장투쟁으로 전환했다. 이 파업은 ‘노동존중’ 정부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했다. 정부 가이드라인 때문에 20년간 일해도 최저임금이고, 정년연장 합의는 짓밟혀 209명이 집단해고당하는 현실을 널리 알렸다. 코로나19를 악용해 공공‧민간부문의 수많은 자본가가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고용을 파괴하며 정부가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이 파업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마스크 안에 가둘 수 없다’는 빛나는 저항정신을 보여줬다. 이들은 더 큰 힘을 모아 다시 싸우려고 한다. 이들은 진 게 아니라 아직 이기지 못했을 뿐이다.
■ 눈이 많이 와 더 힘들어진 KTX 청소노동
얼마 전 내린 폭설로 KTX 청소노동자들이 쌩고생했다. 눈이 많이 오면 손님들이 신발에 눈과 함께 염화칼슘도 묻혀 온다. 객실 바닥은 금방 페인트칠해 놓은 것처럼 하얘진다. 두껍게 깔린 염화칼슘 가루는 마포로 빡빡 밀어야 지워진다. 마포질을 계속하면 한쪽 허리를 많이 쓰게 돼 골병 난다.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늘어난다. 심지어 기차가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그런데 출발 시간은 똑같다. 기존에도 바쁘게 일하던 노동자가 더 바쁘게 일해야 한다. 노동자가 기계가 아닌데 이게 가능할까? 결국 노동자가 출발하는 기차에서 내리지 못해 서울역까지 딸려 간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 사무실은 현장 지원 안 하고 뭐 하는데?
눈이 많이 와 KTX 청소노동자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사무실에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원래도 바빴는데 눈 때문에 업무가 더 바빠졌다면 인원을 충원하든 업무량을 조절하든 무언가 대책을 내놔야 할 거 아닌가? 기차가 늦게 도착한다는 얘기를 들었어도 사무실에선 현장에 와 보지도 않는다. 사무실 관리자들은 현장을 지원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냥 아~무 관심이 없다. 그럼 사무실에서 도대체 뭐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