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4조 2교대로 전환하면, 근무체계가 주야비휴로 바뀌어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것처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힘들어진 야간노동을 끝낸 뒤의 ‘비번’은 쉬는 날(‘휴일’)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 인원이 부족하니 사측은 ‘비휴 때도 하루 나오라’고 한다(지정근무).
게다가 야간 휴게시간이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으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대충 쉬다가 다시 힘들게 일해야 한다. 사측이 이윤논리를 앞세워 인원을 한 명도 충원하지 않겠다고 하니, 노동자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한다.
■꿋꿋하게 버티는 코레일네트웍스 파업
‘20년 일해도 최저임금’, ‘정년연장 합의 이행 않고 200명 대량해고’에 맞서 코레일네트웍스(KN) 노동자 1,000여 명이 57일째 파업하고 있다(1월 6일 기준). 그런데도 KN 사측, 코레일 사측, 국토부, 청와대는 한목소리로 ‘우리는 결정권자가 아니다’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 핑퐁게임만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월급명세서까지 보내 파업을 파괴하려 했다.
찍소리 못하고 희생당할 건가 당당히 권리를 요구할 건가? 한국 노동자운동의 이런 중대한 갈림길에서 파업노동자들은 후자를 분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이 파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파업이다.
고양차량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 1인 1만 원 이상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 기본적인 식사 문제조차 해결 못해?
KTX 청소노동자들 숙소를 리모델링했다. 냉장고에 공기청정기까지 들여놨다. 없는 것보다야 낫다. 그런데 기본적인 식사 문제는 해결 안 됐다. 여전히 야간 청소노동자들은 굶거나, 컵라면 먹거나, 집에서 밥 싸와야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15일 야간근무하는 내내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는다. 출퇴근 시간까지 고려하면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15~16시간을 보내는데, 사측은 가장 기본적인 식사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방법은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사측이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거다.
■ 평생 최저임금만 받으란 소리
“저임금 공공기관 인상률 4.3%”(기재부 지침).
이 지침은 우리 환경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임금 인상을 ‘억제’한다.
휴일수당은 휴일에 추가로 더 일했기에 받는 수당이다. 그런데 일 더 해서 받는 수당까지 인건비 인상률에 포함시킨다. 회사는 임금은 하나도 안 올리고, 인건비 인상률 초과할 수 있으니 휴일수당 못 주고 무조건 쉬라는 황당한 소릴 한다.
회사가 하는 말장난을 뜯어보면 결국 우리 보고 평생 최저임금만 받으란 소리다. 이런 말장난을 깨부수고 최저임금 인생을 바꾸려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57일 넘게 파업하고 있다.
■ 하마터면 뺏길 뻔한 권리를 되찾다!
그동안 일하다 다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경노동자들이 휴게실에서 쉬어도 휴가를 까진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일하다 다쳐 휴게실에서 쉬었다는 이유로 휴가를 깐다고 했다.
연차든 대체휴가든 노동자가 원할 때 쓰는 건데, 왜 관리자 마음대로 까나? 노동자의 권리는 아무런 기준도 없이 관리자 마음대로 줬다 뺏다 할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다.
노동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그제야 관리자는 휴가를 돌려줬다. 노동자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되지만, 목소리를 내면 노동자가 된다. 하마터면 뺏길 뻔한 우리 권리를 정당하게 되찾았다!
■ 야간수당은 찔끔, 노동자 수명은 왕창
야간에 KTX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저녁 7시부터 아침 8시까지 13시간(무급 휴식 2시간 포함) 격일제 야근을 한다. 4조 2교대 정규직 휴게시간 3시간도 무척 짧은데, 이들의 휴게시간은 2시간뿐이다. 잠을 자기도 깨어 있기도 애매한 시간이다. ‘비번’은 있어도 ‘휴일’은 없다. 소진된 몸이 회복되기도 전에 또다시 야간노동을 해야 한다.
청소노동자 다수는 야근을 줄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부는 야근 후 주어지는 비번과 야간수당 때문에 야근을 선호한다. 임금이 최저임금으로 너무 적기 때문이다. 회사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묶어두고 야간수당 ‘찔끔’ 더 주며, 수명을 ‘왕창’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