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시간 잘래, 야야 계속할래? 선택카드는 이것뿐?
고양차량 교대제 노동자들 사이에선 4조 2교대 시범 확대에 대해 찬반이 엇갈린다. 어떤 노동자는 현행 3조 2교대가 더 낫다고 했다. 임금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야간 수면시간이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고, 일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력을 충원하면 5시간 수면도, 노동강도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4조 2교대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런데 사측은 인력충원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노동자들에게 ‘3시간 야간 수면, 노동강도 강화’와 ‘야야’(3조 2교대 이틀연속 야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인력충원 대신 임금피크제 전환자 활용?
철도 노사가 임금피크제 전환자를 4조 2교대 시범운영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임피제 전환 후 1년 6개월간 80% 수준으로 집중 근무하고, 마지막 6개월간은 20% 수준에서 근무하는 방안이다.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인 임피제는 문제가 많았다. 임피제 전환자 수만큼 청년고용을 늘리지 않았고, 선배노동자의 임금만 대폭 깎았다. 임피제는 근무패턴이 달라, 선후배간 유대감이 떨어졌다. 임피제를 폐지하고 정년을 온전하게 연장해야 하는데, 임피제를 그대로 두고 4조 2교대에 활용하려는 건 옳지 않다. 인력충원이라는 근본해결책을 회피하고 임시방편에 의지할수록 문제는 더 꼬인다.
■ 직고용 2년 만에 직장 잃는 노동자들
이번 연말에 고양차량에서 수십 명의 직고용 노동자가 정년퇴직한다. 직고용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몇 년 더 일할 수 있었을 텐데, 직고용 2년 만에 직장을 잃게 됐다. 2년 동안 호강을 누린 것도 전혀 아니다. 말만 정규직이었지 실제론 신입사원 연봉보다도 훨씬 낮은 최저임금 수준만 받았다.
물론 직접고용은 필요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비정규직들은 직고용으로 전환돼 오래 일할 수 있게 됐고,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 취준생들에게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히 나이든 노동자들에게 매우 인색한 직고용 정책 때문에 올겨울이 더 추울 노동자들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 잉여 인력을 왜 이렇게 많이 두나
KTX 청소는 노동 강도에 비해 인원이 너무 모자란다. 관리자 중엔 “나는 이런 일(청소) 하는 사람이 아냐”라고 얘기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관리자의 고유 업무가 많은 것도 아니다. 청소 마치면 검사하는 정도다.
사실 지금 즉시 현장 일로 돌릴 수 있는 인원도 몇 명은 있다. 전에는 사무실 인력이 소장과 서무 2명이었는데 지금은 현장에서 일하던 2명을 사무실로 옮겨서 4명으로 늘었다.
역 환경이나 부산 고속차량 환경엔 사무실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 현장에선 인원이 없어 쌔빠지게 일한다. 그런데 사무실 인력이 4명이라니, 터무니없다.
■병가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
KTX 청소노동자들은 병가 한 번 쓰기 위해 엄청 애를 먹는다. 아파서 병가 쓰려고 하면 ‘집에서 다친 거 아니냐’며 별 소릴 다 한다. 병가 처리하는 절차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서 ‘이거 해 와라, 저거 해 와라’ 하며 병가서만 3~4번 쓰게 만든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그래서 언제든 아플 수 있다. 아플 땐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병가는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회사의 생각은 다르다. 회사는 노동자의 병가를 ‘비용’이라 여긴다. 될 수 있으면 참고 일하라 하고, 못 참겠으면 연차 먼저 쓰라 한다. 비용이 드는 '기계' 취급하는 회사에 목소리를 내야만 노동자는 ‘인간’ 대접을 받는다.
■ 하지도 않은 교육을 했다고 거짓말해야 하나
KTX 청소 노동자들도 매달 산업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일과 중에 따로 교육을 진행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한 달에 두 시간도 짬을 내지 못한다고? 업무량에 비해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뜻 아닐까.
정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우리가 조금 일찍 출근해서 교육을 하자고 했더니 그건 시간 외 수당이 드니까 안 된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 5분 남짓 안전교육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더니 교육 확인서에 싸인만 하라고 종이를 들이밀었다. 거짓말은 할 수 없다며 거부한 노동자의 싸인을 위조해서 대리 서명을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