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값은 KTX 속도, 임금은 거북이걸음
구 일산 아파트가 한 달 만에 6억에서 7억으로 뛰었다. 김포는 3억, 해운대는 10억 올랐다. 집값은 KTX 속도로 날고 있다.
그런데 철도 신입사원 연봉은 36개 공공기관 중 30위로 꼴찌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 가이드라인 2.8%에 묶여 있다. 호봉승급분 빼면 겨우 1.6%다. 그리고 내년 정부 가이드라인은 호봉승급분보다 낮은 0.9%다. 고양차량 기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대다수는 ‘평생 최저임금’이다.
정부의 임금억제 정책으로 임금은 거북이걸음이다.
■ KTX도 지연됐다! 단결된 노동자의 힘은 위대하다
철도는 361개 공기업 중 산재발생 1위다. 최근 10년간(2010-2019) 19명이 죽고 632명이 다쳤다. 그런 만큼 인력을 충원해 4조 2교대로 전환하는 게 절실하다. 그래서 11월 27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안전운행투쟁을 벌여 왔다.
부산고속차량지부의 안전운행투쟁으로 28일(토) KTX 3편성이 지연되기도 했다. 수도권에선 수색지구와 오봉지구 동지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안전운행 투쟁 등으로 철도노동자들이 단결하면 할수록 사측을 더 물러나게 할 수 있다.
■ 허구한 날 컵라면만 먹을 순 없다
주간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1시 30분부터다. 구내식당은 이미 문 닫은 뒤다. 그래서 점심을 먹으려면 집에서 도시락 싸오거나 나가서 사 먹어야 한다. 야간엔 나가서 사 먹을 수도 없다.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13시간을 일터에서 보내는데 이 시간 동안 끼니는 컵라면이나 집에서 싸 온 간식거리가 전부다.
용역 때는 주방이 있어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었다. 지금 회사는 식대 줬으니 더 이상 해줄 게 없단다. 식대 주면 땡인가? 언제까지 도시락 싸와야 하나? 허구한 날 컵라면만 먹을 순 없다.
■ 대청소할 땐 언제 다칠지 몰라 살얼음판 걷는 기분
매일 야간에 KTX 36~40대를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쁘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은 대청소도 같이 한다. 주간에도 일주일에 2번씩 대청소를 한다.
검수고에 들어온 차량 청소하랴 대청소하랴 정신없이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다칠까 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한 달에 한 번 ‘병원 가서’ 수리받고 온(HLO, 반수명 대수선) 차량을 대청소할 때처럼 일주일마다 대청소할 때도 1시간 일찍 출근해서 대청소하는 게 더 안전하다.
하지만 사측은 인력충원은 말할 것도 없고, 1시간 시간외 수당도 아까워 해 우리만 쌩고생하고 있다.
■ 공무직? 이름만 정규직, 실상은 비정규직
용역회사에서 자회사로 바뀌면서 우리 환경노동자를 부르는 명칭도 공무직으로 바뀌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며 홍보도 요란하게 했다. 그런데 이름만 듣기 좋게 바뀌었을 뿐이지 임금도 최저임금 그대로고, 복지도 거의 그대로다.
코레일테크의 <임금협약체결 지침>을 보면 역청소, 차량청소, 건물환경, 건널목경비 등은 최저임금 적용 사업이란다. 최저임금 적용 사업장은 누가 정했나? 최저임금이란 이보다 낮게 주면 안 된다는 뜻이지 딱 이만큼만 주면 된다는 뜻이 아니다.
내용은 비정규직인데 포장만 정규직으로 하는 건 사기 아닌가?
■ 만 원 모금 - 코레일네트웍스 파업노동자 손잡기
우리가 KTX를 열심히 고쳐도, 역에서 표를 팔지 않고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지 않고 주차를 관리하지 않으면 고객은 크게 불편하고 KTX는 제 역할을 다할 수 없다.
이렇게 필수적인 업무를 하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평생 최저임금’ 인생을 바꾸려고 11월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 중이다. 1인 1만 원 이상 모금운동에 참여한 따뜻한 손을 그들은 오래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인력충원이든 임금인상이든 우리의 권리를 위한 싸움에 그들도 따뜻한 손을 내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