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는 전자서명 안 해요”
임금피크제는 선배들에게 이래저래 불만스럽다. 임금도 많이 깎이지, 근무패턴이 다르니 후배들과도 거리가 생기지, 정원 외로 간주돼 자존심도 상하지, 청년일자리도 늘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금마저 중단돼 지원금을 못 받는 임피 선배들도 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부는 지원금 받는 임피 대상자와 지원금 못 받는 임피 대상자를 구분하지도 않고 모두를 상대로 출근체크용 전자서명을 요구했다.
그래서 임피 선배가 이렇게 불만을 터뜨렸다. “지원금도 안 주면서, 왜 전자서명까지 요구하냐?”
■ 선택카드는 두 가지뿐인가?
“우리 부서에선 4조 2교대 시범실시에 대해 찬반 의견이 반반이다.” 이런 얘기가 종종 들린다.
한쪽에선 그래도 현재의 3조2교대에선 야간에 5시간 쉴 수 있고, 일이 덜 힘들며, 월급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다른 한쪽에선 그래도 4조 2교대 시범실시를 하면 ‘야야’(연속 야근)도 없어지고, 휴일도 늘어난다고 얘기한다.
가만히 보면, 이게 가장 낫다가 아니라 그래도 저것보단 덜 나쁘다는 것이다. 정부와 철도공사 사측이 수익성만 따지며 인력충원을 거부했다. 최선은 억누르고, 차악들만 내놓은 채 하나 고르라고 했다.
■‘빨간 딱지’는 어디에 붙여야 하나?
기획재정부가 98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앞으로 안전관리 등급을 매기겠다고 2월 23일 밝혔다. 특히 코레일 등 33개 공공기관과 준정부기관을 위험도가 높은 ‘레드’ 등급으로 분류했다. 철도에서 지난 10년간 산재사고로 사상자가 무려 651명이나 발생했으니 위험은 누구나 다 안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5,115명 정원감축, 민영화, 외주화, 인력충원 없는 4조 2교대 등을 밀어붙여온 역대 정부들한테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경영평가 반영”, “퇴출” 운운하며 최선을 다해 안전을 추구해온 노동자들을 협박하려 하는가? ‘빨간 딱지’는 당신들 이마에나 붙이고, 안전인력을 대폭 충원하라!
■ 수고하신다는 말 한마디 못하나?
철도 교대 근무자들은 명절 연휴에도 편안한 귀성‧귀경길을 위해 평소랑 똑같이 일한다. 고향 가는 이들이 많아 더 바쁠 때도 있다.
KTX 청소노동자들도 야간 격일(야비야비야비)이나 주간 3조 2교대(주주주주휴휴) 근무를 한다. 그래서 이번 설 연휴 때 평소랑 똑같이 일했다.
그런데 설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사측이 한 말이라고는 ‘청소 특별 점검할 테니 더 깨끗이 청소하라’는 것뿐이었다. 설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수고하신다는 말, 이 한 마디도 못하나?
■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건 다르다
코레일 원청과 테크 사측은 청소가 깨끗이 안 되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고 ‘청소 깨끗이 하라’고 외치기만 한다. 그렇게 앵무새처럼 되뇌기만 한다고 청소가 깨끗이 되나?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건 다르다. 인력이 부족하고 청소시간이 빠듯해서 시간 내에 청소를 다 할 수가 없다. 청소가 깨끗이 안 되는 건 인력 보충 안 하는 사측 탓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시말서(경위서)까지 쓰라고 하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 17일치 대체휴가 날짜를 미리 정하라니
코레일테크 사측은 환경노동자들에게 대체휴가 17일을 언제 쓸지 한꺼번에 써내라고 했다. 휴가는 노동자가 원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권리다.
휴일근로수당 안 주려고 무조건 대체휴가를 다 쓰라고 한 것도 모자라, 1년 치 휴가날짜를 미리 써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애초에 청소 인력이 너무 부족해서 문제가 계속 터진다. 그런데 사측은 인력을 충원하려 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맘대로 쉬지도 못하게 휴가를 쓰는 시기마저 통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