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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23호


  • 2025-03-14
  • 1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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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되지 않을 땀방울

철도통합 국민청원이 913() 오전 11시 현재 152,000명에 이르렀다. 지금의 추세라면 기한인 17()까지 20만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다. 20만을 못 넘기면, 철도를 쪼개려는 국토부 관료들은 좋아라 할 것이므로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최종 수치가 어떻게 나오든, 고양차량을 비롯해 전국에서 철도 노동자가 쏟은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로 한 곳에 모이기 어려웠지만 철도쪼개기를 반대하는 철도 노동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철도쪼개기의 문제점을 세상에 알렸다. 다음 투쟁의 디딤돌을 놓았다.

 

42교대 전환은 시작일 뿐

101일부터 서울역 주재에서 42교대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이틀 연속 야야가 사라지는 건 좋지만 한 조당 인원이 6명에서 5명으로 줄어 일은 좀 더 힘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서울역 주박 차량도 늘었다. 이미 KTX, 산천, 원강 3종류의 고속차량을 정비해 왔는데, 사측은 차량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이음까지 정비하라고 했다. 업무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여전히 현장엔 개선해야 할 게 많다. 42교대 전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쇠귀에 경 읽기

고양차량기지에 비 오면 물 새는 곳이 많다. 애초에 건물 지을 때 허술하게 지은 건지 아니면 18년째 쓴 건물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다. 2년 전에 비가 많이 왔을 땐 휴게실까지 물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동하다가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물 샌다고 보고하는데도 사측은 몇 년째 침묵하거나 예산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안전을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사측에겐 정말 쇠귀에 경 읽기다.

 

서울차량 노동자들이 무궁화호 감축을 규탄하다

서울차량지부에서 거의 모든 조합원이 화요일과 목요일에 야근 마치고 서울역에 나와 무궁화호 감축 반대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매주 수요일에 서울지방본부 차원에서 철도통합과 무궁화호 감축 반대를 내걸고 서울역, 용산역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차량 20대 청년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무궁화가 제일 싸잖아요. KTX는 비싸구요. 무궁화 없애면 KTX는 비싸서 서민들이 잘 타기 어렵죠.” KTX는 정차 역이 많지 않아 시골 지역 주민이 이용하기엔 접근성도 떨어진다.

'서민의 발'이라는 대중교통의 책무를 정부와 코레일 사측은 무시하고 있지만, 철도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원자 없음

코레일테크가 729일 수도단 차량사업소(고양차량 기지)에서 철도차량 정비 도장 및 세척업무를 할 사원을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824(지원자가 없어) 합격자가 없다고 공고했다. 827일 다시 사원 모집 공고를 냈다. 왜 세계 최대 고속철 정비기지에 지원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을까? 코레일 정규직이 아니라 3-4개월짜리 자회사 기간제를 뽑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회사 임금은 최저임금일 뿐이고, 호봉제가 없어 임금도 잘 안 오른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많이 안다.

 

빛 좋은 개살구

사원 모집 공고에서 코레일테크는 응시자격으로 ‘4등급 이상의 철도차량정비 기술자를 제시했다. 관련 자격증이나 학력·경력을 어느 정도 갖춘 기술자만 응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자 제도는 정부가 정비의 전문성 강화를 명분으로 20196월에 도입했다. 아직은 시행 초기다. 4등급 이상의 자격을 갖춘 사람은 자회사 기간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고, 그런 일자리라도 얻고 싶은 사람은 자격을 갖추기 어려워 응시자가 없었던 듯하다.

결국 결원은 메워야 하니까 코레일테크는 1개월짜리 일용직을 뽑았다. 생활임금과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정비의 전문성 강화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